▲ 김광현을 대체할 선발 후보로 손꼽히는 김태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가게 된 것, 잘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지난 5일부터 호주 캔버라에서 유망주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SK 코칭스태프는 22일 인천으로부터 하나의 큰 소식을 전달받았다. 바로 구단이 팀 에이스인 김광현(31)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허가한다는 것이었다. 김광현은 올 시즌 뒤 MLB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구단은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이를 허락했다.

캔버라에서도 김광현의 거취는 큰 화제였다. 내년 전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결국은 구단이 보내주지 않겠나. 몇몇 과제가 해결되면 결정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 프런트는 그렇게 움직였다. 현장도 반대하지 않았다. 현장의 최종결정권자인 염경엽 감독 또한 “선수의 꿈을 막지 않겠다”는 뜻을 프런트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은 MLB 진출이 결정된 뒤 호주의 코칭스태프에 전화를 걸어 현재 상황을 알렸다.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호주 캠프 관계자들도 “이왕 가는 것, 잘하고 다시 SK에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제 어려운 과제와 부딪혔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김광현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내년은 물론 앞으로의 SK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이슈다.

김광현은 2017년 팔꿈치 부상으로 1년간 이탈한 것을 제외하면 항상 팀의 에이스였다. 건강하다면 15승 혹은 그 이상을 보장할 수 있는 카드였다. 대다수 팀들이 가지지 못한 SK만의 장점이었다. 올해도 김광현은 31경기에서 190⅓이닝을 던지며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보다 더 믿음직한 에이스였다. 어떤 특정 선수가 김광현의 몫을 오롯이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

코칭스태프도 김광현 없는 로테이션을 구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 2명, 그리고 박종훈 문승원은 로테이션 유지가 확정적이다. 다만 아직 누가 김광현을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여러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가서야 최종 결정될 것이라는 게 현재의 시선이다.

SK는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갈 경우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한 김태훈을 로테이션에 합류시킨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선발에 적합한 선수라는 결론이었다. 지금도 이 결론은 다르지 않다. 다만 김태훈은 2019년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에 돌아다니는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재활도 순조롭다. 다만 풀타임 선발을 위한 몸을 만들 시간이 다소 부족하다는 변수가 있다. 게다가 김태훈을 대체할 만한 왼손 필승조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불펜이 헐거워지고, 경기 막판 안정감이 흔들릴 수 있다. 김태훈을 빼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이 때문에 김태훈을 그냥 불펜에 두고, 플랜B를 가동하는 아이디어도 제기된다. 젊은 선발 자원들을 번갈아가며 쓰는 것이다.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 소화는 부담스러운 만큼, 추후 지명될 선수가 나눠서 5선발 자리를 소화하는 것이다. 잘 풀린다면 선발 자원들을 키울 수도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다. 

다만 해당 선수가 5선발에 들어갈 만한 자격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이원준 백승건 등 젊은 선발감들의 성장은 고무적이나 추이를 조금 더 살펴야 한다. 캔버라 캠프 성과 분석에서 어느 정도 결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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