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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프로 도전' 화성 문준호 "그저 축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이종현 기자 ljh@spotvnews.co.kr 2019년 12월 06일 금요일

▲ 2019년 화성 FC의 K3 우승을 이끈 K3 MVP 문준호는 수원 삼성에서의 실패를 딛고, 화성 FC에서 재기했다. 그리고 다시 프로 무대에 도전한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돌고 돌아 다시 팬들의 환호를 받고 프로 도전 가능성을 확인한 2019년을 그는 잊지 못한다. 화성FC의 문준호(26)는 다시 프로에 도전한다.  

2015년 용인대학교 시절은 그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주목받았던 시기다. 주장으로 참가한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고, 용인대가 U리그 왕중왕전(결승전에선 대표 팀 소집으로 뛰진 못했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수원 삼성에 자유계약으로 입단을 확정했다.

하지만 프로는 예상보다 고됐다. "이걸 못하면 어떡하지, 실수하면 못 뛰겠지"라는 압박감이 그를 위축시켰다. 문준호는 수원에서 1군 데뷔를 하지 못했다. 2018년 K리그2의 FC 안양에 잠시 임대를 다녀왔다. 그리고 수원에서 방출됐다. 문준호도 "계약금을 받고 갔는데 제가 그 팀에 도움이 된 게 없었다. 임대를 갔다 왔는데도 마땅히 보여준 게 없어서 그렇게 됐다. 12월 말쯤이었다"고 회상한 시기였다.

▲ 용인대학교 재학 시절 문준호는 꽤나 잘나가는 선수였다. 그리고 2016년 수원 삼성에 자유 계약으로 입단하게 됐다. ⓒ문준호 선수 제공
▲ 2016년 수원 삼성에 입단한 문준호는 결국 1군 무대 데뷔를 하지 못했다. 이때의 경험이 지금의 문준호를 만들었다. ⓒ문준호 선수 제공

◆프로 방출, 문준호의 다시 세운 지원자들 

"방출 당시는 제가 그냥 '(앞으로) 축구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컸었다. 돌이켜보면 어디서든 축구만 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당시엔 시즌이 끝나고 다른 팀들도 선수 수급 마무리 상태였다. 내셔널리그든, K리그2든 연락하고 테스트하고 다녔는데 이미 (팀들의 선수 보강이) 끝난 상황이었다. 이렇게 축구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컸다." 

문준호의 방출 시기는 12월 말이었다. 이미 구단들이 전력 보강을 끝낸 상태여서 그에게 주어진 자리는 없었다. 그런 문준호를 도운 건 그의 가족, 그리고 평소 친분이 있던 이강선씨, 수원에서 친하게 지냈던 양상민, 양형모, 장호익이었다. 

"부모님이랑 비선출이지만 구단 프런트를 하기도 했던 (이)강선씨를 만났다. 강선씨가 '그래도 네가 축구했던 게 아쉽고 안 되는 친구는 아닌데, 포기하는 게 이르다'고 말해줬다. 수원 삼성에서 친하게 지냈던 (양)상민 형, (양) 형모 형 그리고 (장)호익이와 자주 연락했다. 저를 많이 붙잡아주고 '네가 축구를 그만두는 것이 아쉽지 않는지, 좋아서 했던 건데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말해줬다. 원래는 팀을 못 구하면 혼자 몸 만들다가 여름에 도전을 하려는 생각을 했는데, 형들이 '팀이 있어야 선수가 있는 것이다'라고 조언해줬다. K3에서 몸을 만들고 프로에 도전하기 위해서 화성에서 테스트를 보게 됐다. 그동안 팀 훈련하고 싶었는데, 화성에 합류한 이후 자체 게임을 하면서 '그래도 축구해야지 좋구나'를 느꼈다."

▲ 친정 팀 수원 삼성과 FA컵 4강 1차전에서 문준호(오른쪽)는 멋들어진 득점으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문준호 선수 제공

◆다시 도전한 2019년…화성과 날아오른 문준호

2019년 FA컵엔 K3 FC 화성와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이 화제였다. 화성은 경남FC를 꺾고 준결승까지 올랐다. 대전 코레일은 아예 상주 상무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그중 특히 화제는 8강 경남전, 준결승 수원전에서 멋들어진 득점을 기록한 문준호다. 화성 입단 첫해 '사고'를 쳤다.

"솔직히 말하면 화성 팀 선수들이랑 김학철 감독님, 신영록 코치님, 김준태 플레잉 코치님 등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도와주고 조언을 해주셔서 잘 된 것 같다. 제가 노력도 했겠지만, 스스로 기죽어 있는 상황도 있었을 텐데 그런 모습 보이면 주변에서 칭찬도 해주고 '더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도 해주셨다. 그게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던) 계기였다. "

"경남FC나 수원이나 잘 막긴 했는데, 제가 그래도 좋아하는 패턴으로 나와서 연습을 하던 대로 득점이 나왔다. 솔직히 그 경기 득점이 내 '인생 골'이다(웃음). 그런 득점이 나오기 위해서 훈련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문준호가 전 소속 팀 수원전 보여준 득점과 활약은 두고두고 회자가 됐다. 그래서였을까 거친 플레이도 나왔다. 문준호는 그때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더듬어 대답했다.

"어떻게 보면 알고 운동했던 애들이고 하니까 조금 더 거칠 게 나온 것도 있는 것 같다. 제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강하게 하면 제가 볼 터치 수가 줄을 거라고 생각해서 강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형들도 그렇고 (고)승범이 (김)종우 그 또래 애들은 다 알고, 밑에 애들은 같이 했던 건 아니고 R리그 때 경기하면서 많이 알고 있다."

FA컵에서 주목을 받은 문준호는 지난달 16일 양평FC와 치른 2019 K3리그 챔피언십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26분 결승 골을 기록해 팀을 K3리그 챔피언 자리에 올렸다. 팀을 2014년에 이어 5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것이다. 문준호는 MVP로 뽑혔다.

그는 2019년 화성FC에서 보낸 1년을 담담히 돌아봤다.

"처음에 K3 왔을 때 프로에 있던 사람은 수준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다들 '작년부터 K3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하더라. K리그 중에 제일 간절한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많은 선수들도 많고. 팀에 왔을 때 준비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 들었다. 그래도 다시 축구를 시작하니까 열심히 하자고, 웃으면서 짜증 내지 말고 좋아하는 축구를 하자고 그렇게 생각했다. 화성에 들어와서 동계를 하고 첫 경기를 하니까 생각보다 수준이 높았다. 화성은 저력이 있는 팀이다. 동계 훈련을 하고, 리그 들어가니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더 많이 준비했다. 그래서 시즌을 잘 치른 것 같다."

▲ 문준호는 축구를 포기할 뻔하기도 했지만,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했다. ⓒ화성FC

◆이제 다시 프로에 도전 문준호 "그저 축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이미 한차례 프로에서 찬 실패를 경험한 문준호는 스스로 문제를 돌이켜봤다. 이제는 긴장을 하고 경기를 뛰기보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 것'이라고 마음을 편히 먹고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결과가 따라왔다. 

"프로 입단 이후 3년 동안 경기를 많이 못 뛰니 자신감도 낮아졌다. 축구를 하면서 사실 수비력이 부족하다고 들었다. 볼을 뺏기고 제2 동작을 많이 지적받았는데, 계속 보완하려고 운동할 때 생각하면서 공을 찼고 개선했다."

"막상 경기에 투입되면 긴장한 적이 많았다. 요즘은 경기에 나갈 때 좋아서 하는 것이니 웃으면서 하자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프로에 가서 한다면 좋은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그냥 재밌게 축구하자, 즐겁게 하자, 좋아서 하는 것이니까'라는 마인드로 축구하니 (플레이가) 좋아지더라."

문준호는 인터뷰를 마치고 쭈뼛거리더니 이 한마디를 꼭 하고 싶다고 했다.

"화성 FC 선수들이랑 김학철 감독님 신영록 코치님, 김준태 플레잉 코치님, 다 고맙고 덕분에 행복하게 축구하게 됐다고 인사드리고 싶다."

문준호는 다시 프로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프로 실패 이후 '다시 프로에서 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넘어서 이제 그는 축구를 즐긴다. 

돌고 돌아 축구 시작한 이후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2019년이 그를 어디로 데려가 줄까.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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