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천문'의 최민식 한석규(왼쪽부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브로맨스 그 이상."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가 베일을 벗었다. 위대한 왕과 천재 과학자를 허물없는 동지이자 벗으로 그려낸 정통 사극이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1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브, 이하 '천문')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천문'은 조선의 시간과 하늘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가장 위대한 왕 세종, 관노로 태어나 종3품 대호군이 된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해 밀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 영화 '천문'의 최민식.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천문'은 최민식과 한석규, 두 연기파 배우의 만남으로도 화제가 됐다. 1997년 '넘버 3', 1999년 '쉬리' 이후 무려 2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천재 과학자 장영실, 위대한 왕 세종으로 분해 시너지를 발휘했다. 두 사람의 믿고 보는 연기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이기도 했다.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세종과 장영실의 절절한 우정과 동지애는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진 대목. 최민식은 "남자나 여자나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은총"이라면서 "그 정도로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과 무한한 애정, 무한한 충성이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행복했을까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천민이 그야말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임금이 나를 알아준다 말이죠. 그리고 장영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배려를 해준단 말이죠. 장영실을 위해서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아니, 세종이요. 전하 미안하옵니다."(웃음)

▲ 영화 '천문'의 최민식 한석규.(왼쪽부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최민식은 "남자나 여자나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은총이고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최민식은 "장영실은 나를 알아주는 세종에 대한 존경심, 무한한 애정, 무한한 충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얼마나 행복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는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민식은 "(세종이) 글자를 만드실 때 장영실이 살짝 어린아이처럼 질투하는 장면이 있다. '이것 때문에 소인을 멀리하신 거라면' 하는 그 신이 참 좋았다"면서 "장영실은 그 곁에서 능력을 뽐내고 싶고 도와드리고 싶고하는 무한한 애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민식은 또 세종과 장영실의 첫 만남에 대해 "감히 임금이니까 고개를 못 든다. 세종께서 고개를 들라 해서 아이콘택트를 한다. 그랬을 때 장영실의 마음이라는 것은, 바로 그 지근거리에서 존경하는 왕의 얼굴, 용안을 바라볼 때 마음이 어땠을까. 그 당시에. 거의 황홀경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눈 코 잎 목젖까지 하나하나 살폈는데 과감히 편집됐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묘한 늬앙스의 성적인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흠모하는 사람. 성심을 다해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마음. 그것이 이 영화에서 장영실이가 보여줘야 할 표현해야 할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그 진심, 장영실이라면 이랬을 것이라는 최민식이라는 배우의 해석이 좀더 자유롭게 표현되길 바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 영화 '천문'의 한석규.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석규는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에 대해 "극중 '자네같은 벗이 있지 않나'라는 대사가 있다"며 "벗, 친구라는 말이 장영실 세종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 같다. 같은 꿈을 꾸는 친구"라고 말했다.

2011년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다시 세종을 연기해 더욱 주목받은 한석규는 "'뿌리깊은 나무' 때는 장영실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당시 군주 이도에게 친구가 있었다면 과연 누구였을까 생각을 했을 때 혼자 생각했던 게 '장영실'이었다"며 "이번 '천문'이라는 작업에서 그것을 풀어내서 개인적으로 참 기쁘다"고 고백했다.

"강의를 하자는 것은 아니고 저의 소견을 말씀드린다면"이라고 전제한 한석규는 "기록은 진실이 아니다. 직업 자체가 연기자이기에 '왜'라는 질문과 상상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제 생각에는 역사란 건 모른다. 한 개인의 역사는 있어도 그런 덩어리의 역사는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사실이냐 그것은 각자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너무나 달라진다. 우리 '천문'이란 영화는 조심스럽게 실록에 기반한 사실들을 가지고 이런 상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 영화 '천문'의 한석규, 허진호 감독, 최민식(왼쪽부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뿌리깊은 나무'를 하면서 생각했다. 세종은 왜 훈민정음부터 음악, 천문, 이런 일을 왜 끊임없이 해대고 관심을 가졌을까. 그는 상상력이 너무나 풍부한 사람이다. 끊임없는 궁금증이 있다. 그리고 그것의 출발은 자주적인 것, 우리의 것. 늘 그런 생각을 했던 분이라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천재다."

한석규는 "동료나 벗을 만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장영실을 만났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그 관계를 풀어낸 영화가 바로 '천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영화 '천문'의 허진호 감독.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짙은 인장이 찍힌 역사물을 선보인 허진호 감독은 역사에서 사라진 장영실이 영화 '천문'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과 실제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적 상상력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는 허 감독은 '안여사건 이후 곤장 80대를 맞은 장영실이 왜 역사에서 사라졌는가'가 '천문'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은 "세종은 흠이 있는 신하도 부려먹었다. 나라를 위해 쓴 것이다. 그런데 왜 장영실이라는 천재를 역사에서 사라지게 했을까"며 "당시 천문을 연구한다는 것은 지금으로 치면 '핵'과 같은 것이었던 것 같다. 명나라로선 조선이 그것을 가지면 안됐다. 임진왜란 때도 명나라 군사가 왔을 때 조선의 천문 역서가 발견될까 전전긍긍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 데서 영화적 상상력을 두고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허진호 감독은 "실제로 있었던 일과 영화적 상상력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 실제 있었던 것을 그대로 만든다는 건 감독으로도 재미가 없는 일"이라며 "어디까지 상상력을 둘 것인가, 아마도 관객의 평가에 맡겨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답을 마무리했다.

연말 대전의 유일한 사극이자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묵직한 드라마 '천문'이 관객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영화 '천문'은 오는 12월 26일 개봉을 앞뒀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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