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시윤. 제공ㅣ모아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지난 2009년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윤시윤이 어느덧 데뷔 10년의 '중견'이 됐다. 한 작품의 주연으로 활약하는 어엿한 배우가 된 만큼 그에게는 '주연배우의 책임감'이 마음속 깊이 박힌 듯했다.

윤시윤은 지난 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서 우연히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줍게 된 살인범의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사이코패스라고 착각하는 남자 육동식 역을 맡았다. 윤시윤은 이번 작품에서 허당 매력부터 사이코패스의 카리스마까지 보여주는 다채로운 연기 변신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아쉽게도 드라마 성적은 아주 특출나진 않았다. 흥미로운 소재로 화제를 모았지만 1~3%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1회 시청률 1.8%로 시작해(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6회 3.0%로 마감, 후반부엔 꾸준한 상승을 거듭하며 그나마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윤시윤은 최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만 스코어(시청률)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주인공으로서 갖는 책임감이 있다"고 자책했다.

그는 "수치적인 것만 빼면 전부 행복했다. 제 삶에서 이 작품을 만난 추억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굉장히 배려 받으며 촬영해서 감동했고, 스코어라는 결과로 더 보답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였으니 스스로 사랑하고 그리워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이라는 타이틀로 이 작품을 끝냈으니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그 드라마를 믿고 봐주셨던 분들에게 '좀 더 폭넓은 재미를 드릴 수 있었는가'에 저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윤시윤. 제공ㅣ모아엔터테인먼트

그러나 윤시윤 개인으로서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이번엔 정말 다양하게 도전을 해봤다. 어설픈 바보 사이코패스지만 다양한 신을 폭넓게 해봤고, 훌륭하게는 몰라도 최소 조건은 만족시키며 무사히 끝낸 것 같다. 조금 힘들 때도 요령 피우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잡았는데, 그것만큼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안도했다.

윤시윤은 자신의 연기 철칙에 대해서도 밝혔다. 바로 여유가 있을 때 미리 대본의 감정선을 세세하게 분석해두고 당장 대본에 집중이 어려울 때 이를 활용하는 법이다. 연기에 기복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나름의 '감정선 가이드'를 마련한 것이다.

윤시윤은 "대본 체크를 많이 한다. 주연이니 잠을 못자고 비몽사몽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 생긴다. 그 때는 연기의 깊이가 기복이 생기니 정신이 없더라도 미리 시간 날 때 대본에 상세하게 체크해둔다. 감정선이 무너지지 않게 정리 해두면 바쁠 때 봐도 집중해서 분석해놓은 그대로 연기를 할 수 있는 감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 윤시윤. 제공ㅣ모아엔터테인먼트

데뷔 10년을 맞은 그의 변함없는 열정의 원천에 대해 윤시윤은 "스스로 그렇게 살라고 주문을 거는 것이다. 매번 저도 쉬고 싶고 10년 되니 요령도 피우고 싶지만 자기 최면을 건다"라며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신인일 때 주인공 깜냥이 안되는 제가 중요한 신들을 맡았을 당시 헤멘 적이 있다. 그런 저에게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고 따뜻하게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신 많은 선배, 스태프 분들 덕분에 생긴 메뉴얼이다. 그런 것들을 배워가며 흉내내려고 조금씩 체크하면서 저만의 방식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기에 대한 스스로의 철학을 피력한 윤시윤은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유명한 동방신기 유노윤호와도 닮은 느낌이라는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윤호 형이랑 같은 곳에서 운동을 한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윤호 형은 인사도 특별하다. 저에게는 '넌 잘하니까'라고 하며 격려해주고 간다. 운동도 굉장히 열정적으로 하신다"며 "저희는 뭐 따로 에너지 음료도 필요 없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같은 헬스장에서 만난 또 다른 선배 박중훈을 언급하며 "선배님과 멜로 빼곤 다 해보고 싶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넘치는 열정에 힘입어 윤시윤은 올해 목표로 '조정석만큼 영어하기'를 꼽았다. 그는 "최근에 좋은 의미로 저를 자극했던 게 조정석 형이다. '이래서 조정석이구나. 어쩜 이렇게 잘하지?'하고 제 스스로가 분할 정도로 너무 잘한다. 그런데 인성도 좋다. 심지어 영어도 잘하지 않나. 저도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

▲ 윤시윤. 제공ㅣ모아엔터테인먼트

실제로 최근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그는, 인터뷰 전날에도 40분 가량 강의 영상을 시청했다고 한다. 윤시윤은 "40분 하다가 잠들었는데, 오늘은 41분이 목표다. 조정석 형처럼 영어도 잘해서 여행도 가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저는 한국의 배우'라고 소개도 하고, 그들의 일상과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시윤은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본방을 봐주시는 시청자 분들의 채팅을 보며 힘을 얻고 기뻐했었다. 드라마는 끝났고 사람들은 새로운 작품에 관심을 갖지만 여러분이 해주신 격려와 행복해 하시는 모습은 저희가 잊지 못한다. 마음 써주신 것을 기억하고 있고, 그분들의 힘이 있었기에 밤새 일할 수 있었다"고 전하며 모든 공을 돌렸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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