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뒤 MLB 도전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양현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동안 시들했던 메이저리그(MLB)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최대 5명의 선수가 MLB 무대를 타진하거나, 혹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해당 선수들로서는 근사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MLB 구단 스카우트, 그리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 KBO리그 외국인 담당자 등 구단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MLB 진출을 노리고 있거나 혹은 MLB 구단들의 꾸준한 관찰 대상이 되는 KBO리그 국내 선수는 총 5명 정도다. 확실한 실적을 낸 외국인 선수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다.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양현종(KIA), 나성범(NC), 김하성(키움), 김재환(두산), 박종훈(SK) 정도가 MLB 구단들의 관찰 대상으로 뽑힌다. 김광현이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800만 달러(인센티브 포함 1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한 차례 물줄기를 바꿨고, 다른 선수들도 MLB 무대에 마지막으로 도전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양현종은 완전한 FA 자격을 얻는다. 양현종은 4년 전에도 일부 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3년 동안 꾸준하게 성적을 내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양현종도 기회가 되면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만큼, MLB 구단들이 한 시즌 동안 양현종을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나이가 변수가 되겠지만, "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 조건이 문제"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포스팅에 도전했으나 한 차례 고배를 마신 김재환 또한 재도전 기회를 엿본다. 이번 포스팅에서 김재환에 관심을 보인 팀 자체는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조건이 두산의 눈높이를 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상당수 MLB 구단 관계자들은 김재환의 포스팅을 예상하지 못했고, 이는 데이터 및 홍보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의 의지가 알려졌다. 장타력 회복이 급선무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MLB 진출을 추진했으나 불의의 부상으로 뜻을 접은 나성범 또한 재도전에 나선다. KBO리그에서 가장 균형이 잡힌 외야수로 평가를 받았던 만큼 전성기 기량을 되찾는 것이 관건이다. 다행히 나성범의 재활은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다. 선수의 만회 의지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뽑히는 김하성은 키움이 이미 포스팅 허락을 선언했다. 꼭 올해가 끝난 뒤 MLB에 가겠다고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나이와 기량을 종합했을 때 가장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박종훈은 다소 의외의 이름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MLB의 관심을 받은 지는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한다. 특이한 투구폼 때문에 MLB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레이 힐만 SK 전 감독(현 마이애미 코치) 또한 “생소함이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포스팅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대거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프리에이전트(FA) 취득 기간이 당장 단축될 경우, 이들은 1년 뒤 완전한 FA로 MLB에 도전할 수 있었다. 포스팅과 FA는 선수 개인이 가져갈 파이에 차이가 있다. 결정적으로 포스팅으로 나갈 경우 무조건 원소속팀으로 복귀해 4년을 더 뛰어야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 때문에 선수들이 대다수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FA 단축이 2022년 시즌 뒤로 결정되면서 2년이라는 시간이 비게 됐다. 선수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MLB 도전에 진짜 뜻이 있다면 먼저 나가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김하성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경우 FA 자격을 취득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나이가 장벽이 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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