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의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을 모두 흐뭇하게 바라본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더니든(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류현진(33·토론토)의 투구를 보는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신이 나 있었다. 지난해는 없었던 든든한 선발투수를 품게 된 지도자의 당연한 반응이었을지도 모른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더니든 바비 매틱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동료 타자(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랜달 그리칙·루벤 테하다·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네 명을 상대로 25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라이브피칭 전후로 불펜에서 35개를 더 던지며 투구 수 60개를 채웠다.

취재진은 물론 토론토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라이브피칭이었다. 류현진과 게레로, 그리칙 등 올해 핵심적인 몫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 포함된 조였기에 더 그랬다. 여기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역시 류현진이었다. 국내 취재진은 물론 현지 취재진, 구단 홍보팀까지 류현진을 따라다니며 그의 피칭 모습을 담았다. 

코칭스태프도 대거 몰렸는데 찰리 몬토요 감독까지 직접 그라운드에 나갔다. 배팅 게이지 뒤에서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함께 류현진의 라이브피칭을 봤다. 몬토요 감독의 얼굴은 점차 밝아졌다. 두 번째 타자인 그리칙을 상대할 때는 독특한 액션으로 좌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베테랑급에 속하는 그리칙은 이날 류현진의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자신도 투수의 공을 쳐보는 것은 처음이다 보니 감각을 익히려 노력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과 변화구가 연달아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꽂히는 상황에서도 미동이 없었다. 3개가 스트라이크로 들어오자 몬토요 감독은 마치 심판처럼 삼진콜 세리머니를 하며 상황을 즐겼다. 주위는 웃음바다가 됐다. 비교적 밝은 성격의 소유자인 몬토요 감독의 성향이 잘 드러났다.

에이스 예우도 확실했다. 류현진은 이날 라이브피칭에서 네 타자, 20구를 던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류현진은 20구를 다 던진 뒤 뭔가가 부족한 듯했다. 곧바로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조금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코칭스태프는 곧바로 승낙했다. 류현진은 한 타자, 5개를 더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라이브피칭 일정은 분 단위로 관리된다. 류현진은 이날 오후 12시부터 피칭에 들어갔고, 12시 13분부터 좌완 앤서니 케이의 라이브피칭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이 던지겠다는데 말릴 사람은 없어 보였다. 류현진도 기다리는 동료를 위해 최대한 빨리 5개의 공을 더 던지고 불펜투구장으로 이동했다.

이동도 먼저 했다. 토론토는 클럽하우스와 훈련장이 버스로 10분 거리인 기형적인 구조다. 바비 매틱 트레이닝 콤플렉스가 현재 공사 중이라 올해는 이런 불편한 일정을 감내해야 한다. 선수단 버스가 2~3대 움직이곤 하는데, 당연히 버스는 모든 선수들이 탑승한 상황에서 출발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일정을 가장 먼저 끝낸 류현진은 개인 밴으로 편안하게 이동했다. 토론토 관계자는 “일찍 일정을 끝낸 베테랑 선수들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더니든(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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