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오언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송승민 영상 기자] 피치를 누빈 18년 내내 신동(Wonder Boy)으로 불린 사내가 있다.

서른 줄에 접어들어도 소년(boy) 단어는 곁을 떠날 줄 몰랐다. 시작이 지나치게 눈부셔서였을까.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생중계로 본 팬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 '영원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40, 잉글랜드)이다.

오언은 1997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PL)에 데뷔했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뽑았다. 안필드에 모인 홈 팬들에게 강렬한 첫 인사를 건넸다.

일찌감치 삼사자 군단에 승선했다. 1998년 2월. 18세 59일 나이로 A매치 데뷔 꿈을 이뤘다.

3개월 뒤인 5월에는 A매치 첫 골을 신고했다.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잉글랜드 최연소 A매치 득점 기록을 세웠다.

▲ 마이클 오언(왼쪽)과 스티븐 제라드

무대를 가리지 않았다. PL에서도 펄펄 날았다. 데뷔 2년째인 1997-98시즌 18골을 쓸어 담아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환상적인 풀타임 첫 해를 보냈다.

잉글랜드 국민은 흥분했다. 혜성과도 같은 오언 등장에 "포스트 개리 리네커" "(앨런 시어러와 이룰) 환상의 투 톱"이라며 열광했다.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 프랑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 무대서도 여지없었다. 제 자리인냥 빼어난 활약을 보였고 스타덤에 올랐다.

오언은 조별리그 G조 2차전 루마니아 전과 16강 아르헨티나 전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주목할 장면은 후자. 이른바 '포클랜드 전쟁 재림'으로 불렸던 아르헨티나와 맞대결에서 골은 전 세계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린 원더골이었다.

성장세가 가팔랐다. 18살 나이에 월드컵을 경험한 오언은 승승장구했다. 1998-99시즌에도 PL 득점왕에 올랐다. 2시즌 연속 리그 최고 골게터로 자리했다.

2000년대 초반이 전성기였다. 백미는 2001년. 소속 팀 리버풀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와 리그컵, FA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언론이 '미키 마우스 트레블'로 표현한, 미니 트레블을 이루는 데 크게 한몫했다.

이 해 발롱도르 영예도 안았다. 지금까지도 오언 이후 발롱도르를 수상한 잉글랜드-리버풀 선수는 없다. 그가 일으킨 바람이 당대 얼마나 신드롬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안필드 맨'으로 오언이 남긴 성적은 눈부시다. 리버풀 소속으로 297경기에 나서 158골을 넣었다. 2경기당 1골에 가까운, 무시무시한 득점 본능을 뽐냈다.

폭발적인 순간 주력과 간결한 드리블로 손수 공간을 창출했던 스피드스터(speedster). 여기에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영리한 슈팅. 오언은 그렇게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양산한 천부적인 피니셔로 팬들 뇌리에 각인됐다.

영상에는 오언 전성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으로 그득하다. 속도가 주는 쾌감에 시원해질 것이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송승민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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