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진웅. 제공ㅣ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사라진 시간'의 조진웅이 "가슴 속으로 '쑥' 저며드는 영화였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다소 어려운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작품이지만 글에서 영상으로 완성이 되면서 비로소 조진웅의 머릿속에서도 개운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느낌이다.

1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조진웅은 "영화가 너무 어렵고 모호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저는 좋았다. 모호한 지점을 모호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으면 모호한 것이지만 전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모호함이 느껴졌다"고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엔딩에 대한 해석이 여러 갈래로 갈라질 수 있어 쉽지 않은 영화라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흥미로운 전개와 생각할 거리들을 남기는 독특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조진웅은 이번 작품에서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중 뒤바뀐 삶에 혼란스러워하는 형사 형구 역을 맡았다. 조진웅의 분량이 절대적인 만큼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며 사라진 시간을 떠올리며 고뇌하는 밀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 조진웅. 제공ㅣ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작업 공간에서 부딪히지 않으면 도저히 해석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루 아침에 내가 달라진 사람이 된다는 건데 말이 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너무 깊은 이야기인데 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 잘 만들어서 결과를 봐야할 것 같았다. 사실은 헛고생도 필요하다. 그래야 가치있는 작업이 되는 거다. 굉장히 영화적인 향기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학자들은 그럴 수 있지만 예술가들은 '이게 시대에 맞는 이야기인가?'라는 당위성을 가지고 만들지 않는다. 그런 것까지 신경쓰면 너무 골치 아프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그런 '(가치가 있는)거리' 라고 느꼈던 거 같다. 스스로 생각할 때 가치가 있다고 본 거다.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의식과 열정, 땀, 돈 투자해서 만들어낼 가치가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 조진웅. 제공ㅣ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조진웅은 '사라진 시간'의 시나리오와 완성된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 "영화가 훨씬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차 편집본을 처음 받았을 땐 충격적이었다. '너무 시나리오 의존도가 높다' 했는데 (완성된 작품은)생각할 거리들이 많아졌다. 언론배급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너무 좋더라. 약간의 군더더기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도 잘 정리된 것 같고, 전달해야 되는 것과 꼭 가져가야 할 것들이 분명하게 찍혀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편집이 모호해지거나 조금씩 전달되면 무너진다. 아는체 하는 거 같은 영화가 된다. 삶에 대한 것을 가르치려 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근데 이 영화가 '쑥' 가슴속으로 저며드는 이유는 강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게 굉장히 훌륭한 지점이 아닐까 싶었다"며 "시나리오 책에서 가지고 있는 느낌이 100% 색감을 가지고 '뿅' 하고 튀어나온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33년차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인 '사라진 시간'의 주연을 맡은 조진웅. 그 역시 연출을 직접 맡은 단편 영화를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작이 지연됐지만 "생전에만 나오면 된다"고 스태프들을 독려하며 차근차근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 조진웅. 제공ㅣ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또한 조진웅은 배우 출신 연출자의 장점에 대해 "가장 큰 것은 소통이다. '어어 그거 알지?'라고 말해도 알아 듣는다. 어디가 가려운지 잘 알고 있다. 그게 되지 않으면 시나리오라는 설계도를 보고 설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수월하고 유리한 지점을 갖는다. 저도 배우를 겸하고 있으니 연출을 하게 된다면 큰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정진영 감독님은 굉장히 부지런했다. 저는 노력형은 아니어서 다른 타입이다. 감각적으로 해결하려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은 닮아야 하는 것 같다. 항상 3시간 이상을 못 주무시더라"고 감탄했다.

'사라진 시간'은 오는 6월 18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조진웅. 제공ㅣ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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