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학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여전히 사로 잡고 있는 김대원(하단 사진은 오른쪽) ⓒ대한축구협회
▲ 김학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여전히 사로 잡고 있는 김대원(오른쪽), 1일 FC안양과 FA컵 24강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안양, 이성필 기자] "그냥 왔는데."

2020 도쿄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 뒤로 연기되면서 김학범(60)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일상은 더 바빠졌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조금이라도 더 정확히 보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프로축구 K리그1, 2(2부리그) 경기는 물론 프로와 아마추어 최강을 가리는 FA컵, 대학 U리그를 열심히 돌고 있다.

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24강전(3라운드) FC안양-대구FC전에도 김 감독은 차상광(57) 골키퍼 코치와 함께 나타나 관중석에서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지켜봤다. 당연한 업무지만, "무슨 일로 오셨느냐"라는 물음에 김 감독은 웃으면서 "그냥 왔는데요"라고 대답하며 취재진과 분리된 구역 사이로 지나갔다. 

안양에는 미드필더 맹성웅(22)이 대구에는 중앙 수비수 정태욱(23), 측면 공격수 김대원(23)이 김 감독과 지난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과 올림픽 티켓 확보를 함께 이뤄냈다. 대구 대기 명단에 있었던 미드필더 정승원(23)도 마찬가지다.

맹성웅은 김대원을 막고 김대원은 맹성웅을 1차로 돌파해 무너뜨려야 골을 넣을 수 있는, 승자가 모든 것을 얻는 단판 승부였다. K리그1 3위 대구와 K리그2 9위 안양의 차이는 결정력이었고 그 중심에 김대원이 있었다.

김대원은 전반 31분 선제골을 넣었다. 데얀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 골맛을 봤다. 하필 맹성웅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는, 엇갈린 운명과 마주했다. 후반 17분에도 데얀의 침투 패스를 놓치지 않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방향을 살짝 틀어 오른발로 추가골을 넣으며 2-0 승리와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자신감이 충만한 김대원은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의 경기력이 좋고 지금 만나도 쉽지 않겠지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기세 좋은 시기에 겨루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림픽의 1년 연기로 올해 23세인 선수들의 출전이 미지수였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하면서 김대원처럼 내년에 24세 선수가 되는 이들의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김대원은 대구부터 홍보했다. 그는 "결과를 얻고 돌아갈 수 있어 좋다"라며 "(대구는) 중요한 순간 골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선수들 모두가 수비도 하면서 힘을 받는 것 같다"라고 최근 상승세의 이유를 전했다.

2018년 FA컵 우승으로 지난해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경험한 김대원이다. 2016년 프로 데뷔 후 2019년에 가장 많은 43경기(K리그1 36경기, FA컵 1경기, ACL 6경기)를 소화했다. U-23 대표팀으로 치른 6경기를 더하면 49경기나 된다. 1년 내내 거의 쉬지 않고 축구만 했다는 소리다.

그런 김대원을 김 감독이 아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대원도 "(김 감독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았지만, 감독님이 있는 것을 봤다"라며 "그냥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잘 준비했다"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길만 계속 걸어가면 올림픽 발탁에는 문제가 없다는 김대원의 강한 자신감이다.


스포티비뉴스=안양,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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