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KBO에 개명 신청을 완료한 키움 투수 조성운(개명 전 조덕길).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조성운(31)이 이틀 동안 두 이름으로 등판했다.

지난달 30일 고척 두산전에서 조덕길이라는 이름으로 공을 던졌던 그는 다음날인 이달 1일 두산과 경기에서 조성운이라는 새 이름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1일 개명 절차를 마치고 KBO에도 새 이름을 등록했다.

조성운은 2013년 히어로즈에 7라운드 전체 58순위로 입단해 2018년 1군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아직 선발투수, 필승조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해 25경기에 나왔고 지난해 5경기, 올해 12경기에 등판하며 1군 통산 42경기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승, 패, 세이브, 홀드가 없다. 평균자책점은 6.50.

1군 안착의 꿈이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아 고민이 깊던 조성운은 팀 동료 김태훈(개명 전 김동준)이 개명을 알아본 곳에 별 생각 없이 전화를 걸었다가 개명 제의를 받고 고심 끝에 이름을 바꿨다. '큰 덕', '길할 길' 자를 쓰던 그는 이제 '이룰 성', '이를 운' 자를 쓴다.

조성운은 "이름을 바꿔서 꼭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냥 밑져야 본전이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기 위해 바꿨다. 그동안 될 듯 될 듯 안 됐는데 이번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해보고 싶다. 안 되면 '똑같은데 왜 바꿨냐'라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책임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개명을 적극 추천한 어머니는 그에게 새로운 이름을 많이 불러주며 응원해주고 있다고. 처음에 개명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던 아버지에게는 "아들 믿고 한 번만 지켜봐달라"고 간청했다. 조성운은 "부모님도 많이 불러주시고 주변에서도 '이름 예쁘다', '잘 바꿨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주변의 많은 응원을 받으며 새로운 이름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준비하는 조덕길. 그의 말처럼 이름을 바꿔서 야구가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이름처럼 새로운 야구를 이뤄보고 싶은 그의 의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를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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