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된 수비력에 최근 좋은 타격감까지 보여주며 팀에 공헌하고 있는 오지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지난겨울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는 오지환(30·LG)이었다. 애초부터 거취를 주목받은 선수인데다 백지위임 등 여러 이슈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결국 LG와 4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하며 친정팀에 남았다. 금액을 놓고도 논란이 많았다. LG는 오지환이 그만한 값어치가 있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생각했다. 팬들 사이의 의견은 조금 갈렸다. 수비력과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다는 평가도 있었던 반면, 처음부터 오지환에 적대적이었던 팬들은 오버페이라고 맞섰다.

스스로 증명해야 했는데 첫 시즌 초반 출발이 그렇게 경쾌하지는 않았다. 걸출한 수비력과 별개로 타격이 그랬다. 오지환의 5월 타격 성적은 23경기에서 타율 0.227에 불과했다. 6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24개의 삼진을 당했다. 아무리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고 해도 사실 타격 성적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다. 스스로도 답답했다. 안 풀릴 때는 방망이를 땅에 내리치는 등 답답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LG 팬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6월부터는 점차 비판이 칭찬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수비가 굳건한 가운데 6월 23경기 타율도 0.289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10개의 4사구를 기록하는 동안 삼진은 24개. 여전히 삼진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확성에서 확실히 나아졌다. 7월 2경기에서도 7타수 4안타(.571)로 힘을 내고 있다. 상승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열린 kt와 3연전은 오지환이 자신의 가치를 묵묵하게 증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시리즈였다. 첫 경기에서는 사실상 수비로 2점을 막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환상적인 몸놀림을 보여줬다. 결정적인 실책의 잔상이 커서 그렇지, 이제 리그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보여준다는 평가 그대로였다.

2일 잠실 kt와 경기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선발 케이시 켈리를 지원했다. 중견수 방향이든, 좌익수 방향이든 오지환의 수비 레인지에 걸린 타구는 모조리 그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어려운 연결동작도 쉽게 해냈다. kt가 최소 안타 1~2개를 오지환에 도둑맞은 경기였다. 경기장의 LG 관계자들이 연신 탄성을 내뱉을 정도였다. 

타격에서도 힘을 내며 시즌 타율은 0.273까지 올라왔다. 하위 타순에 머물던 그의 위치는 어느덧 이제 테이블세터에 고정됐다. 9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9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도 1개를 남겼다. 이처럼 공·수·주 모두에서 활약하는 오지환은 40억 원의 가치를 천천히, 묵묵하게 증명하고 있다. LG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끝까지 증명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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