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배정대.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어차피 주자를 살릴 수는 없었으니까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4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에서 있었던 아쉬운 상황을 복기했다. 1회말 1루주자 배정대가 2루에서 아웃된 장면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kt는 1회 선두타자 배정대가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찬스를 만들었다. 그런데 후속타자 황재균의 애매한 타구가 논란을 낳았다. 이 공을 우익수 이정후가 다이빙하며 원바운드로 낚아챘는데 1루심이 아웃을 선언하면서였다.

후속 상황도 발생했다. 이 공을 일단 안타로 판단한 1루주자 배정대는 잠시 주춤거리다가 2루로 향했다. 그러나 키움의 중계 플레이가 재빨리 이뤄지면서 아웃됐다.

이를 지켜본 kt 이강철 감독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원래 주어지는 3분의 시간을 넘긴 최종 판정은 타구가 바운드된 뒤 이정후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는, 원심 번복이었다. 이렇게 해서 타자 황재균은 1루에서 살게 됐다.

그러나 배정대의 아웃은 번복되지 않았다. 주자가 1루심의 타구 아웃 선언과 관계없이 자신의 판단으로 2루로 향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설명을 들은 이 감독은 더 이상의 항의 없이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이 감독은 “판정을 기다리면서 ‘내가 희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배정대가 심판 콜을 보고 움직인 상황이 아니라 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판진도 그렇게 설명했다”고 더 깊게 항의하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이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그래도 이 감독이 웃으면서 전날 상황을 복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짜릿한 끝내기 승리 덕분이었다. kt는 2-2로 맞선 9회 2사 2루에서 황재균의 중전 적시타로 3-2로 이겼다.

이 감독은 “늦게까지 이어지는 경기는 이기고 지는 차이가 크다. 이기면 괜찮은데 지면 피로가 쌓인다. 어제가 딱 그랬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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