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수원 kt전에서 키움 1군 데뷔전을 가진 김정후 ⓒ키움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팀 유니폼을 입고 첫 1군 경기에 나섰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았다. 김정후(32)의 키움 데뷔전은 어쩌면 가혹한 상황에서 이뤄졌고,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키움은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경기 초반 실점을 이겨내지 못하고 5-10으로 졌다. 선발 이승호가 2회 박경수에게 3점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고, 3회 위기에서 4점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키움 코칭스태프도 비교적 일찍 승부를 건 경기였다. 0-3으로 뒤진 3회 선발 이승호가 흔들리자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이승호는 3회 선두 조용호에게 중전안타, 황재균에게 좌전안타, 로하스에게 볼넷을 내주고 무사 만루에 몰린 상황이었다. 키움은 여기서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경기 중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여기서 키움의 선택은 김정후였다. SK·두산·LG를 거친 김정후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목받은 선수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 유니폼을 입었고, 2군 등판을 거쳐 이날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1군 기준으로는 LG 소속이었던 2019년 4월 23일 잠실 KIA전 이후 493일 만의 등판이었다.

사실 크게 이기고 있거나, 크게 뒤지고 있는 등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첫 등판을 했다면 심리적으로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팀 상황이 그렇지 넉넉하지 않았다. 키움은 3회에 투입할 만한 불펜투수들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고 어깨의 피로도가 적었던 김정후를 믿었다. 김정후가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다면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도 있었다.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오는 등 구속도 빨랐고 공에 힘도 있어 보였다. 그러나 제구가 문제였고, 결정구에 kt 타자들은 속지 않았다. 첫 타자인 강백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김정후는 장성우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박경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일단 2점을 주긴 했지만 거기서 이닝을 끝낸다면 키움 벤치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김정후는 배정대 강민국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추가 2실점했다. 자신이 내보낸 주자에게도 홈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썩 만족스럽지 못한 날이었다. 다만 기록 외에 볼 것도 있는 법. 불펜에 공이 빠른 투수를 원했던 키움 코칭스태프가 이 투구 내용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김정후의 1군 생활도 결정될 공산이 크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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