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애중계' 트로트 왕중왕전 우승자 김산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저의 무대를 후회없이 해내겠다는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김산하(19)는 모든 게 처음이다. 그녀는 10일 트로트 가왕전 왕중왕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 MBC 예능프로그램 '편애중계'가 발굴한 새로운 스타다. 트로트 10대 가왕전에서 우승하며 왕중왕전에 진출, 최종 우승을 거머쥔 주인공이다. 판소리로 다져진 착실한 기본기와 압도적 성량과 풍부한 표현력, 호소력 짙은 허스키 보이스는 그녀만의 매력. 우승자 특전으로 신곡도 받았고, 곧 MBC '음악중심' 무대에도 오른다. 시작이라 모든 게 처음이다. 인터뷰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설레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해요. 계획한 게 아니라 갑자기 된 거라 내가 가수가 된 건가 싶기도 하고 너무 빨리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고민이 많습니다. 그만큼 기대되고요…. 우승 소감이요?10대 트로트 대전부터 많은 경연을 펼쳤는데요, 그때마다 격려와 응원에 댓글로 힘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쟁쟁한 실력자들 사이에서 1등으로 뽑아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트로트 왕중왕전에선 중학생 트로트 소녀 전유진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다. 이제 중학생인 전유진 역시 신동부 우승자다운 실력과 매력으로 내내 화제를 몰고다닌 터. 김산하는 "유진이가 맑고 고운 목소리라면 저는 허스키해서 완전히 다른 색깔이었던 것 같다. 배울 점이 너무 많다"면서 "보시다시피 너무 잘한다. 앞으로도 잘 할 것 같다"며 응원했다. 방송에선 경쟁하는 사이였지만, 둘이서는 방송 보고 '이번 노래 잘했다' 서로 모니터링도 해주고 스스럼없이 가까이 지냈단다.

▲ '편애중계' 트로트 왕중왕전 우승자 김산하. ⓒ한희재 기자
청주 출신인 김산하는 명문 국립전통예술고에서 판소리를 전공했고,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1학년 새내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OT, MT, 미팅은커녕 고대하던 캠퍼스 라이프도 즐기지 못하고 그저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는 중이다. "나는 왜 하필"을 연발하며 "슬프다"며 푸념할 땐 영락없는 스무살 새내기. 한 술 더 떠 노래방 애창곡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의 히트송들이란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1년 전만 해도 신인가수로 활동을 준비하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도 못했다. 작은 기회가 이어지고 이어져 지금에 왔다.

"제가 tvN '쇼 오디오자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거기서 '상사화'(원곡 안예은)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프로그램 작가님이 '편애중계'를 맡으면서 출연을 제안하신 거예요. 저한테는 너무 좋은 기회였죠. 그렇게 출연해서 처음 '상사화'를 불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상사화'라는 노래로 많은 사랑 받고, 알려지기도 하고. 처음 저를 세상에 보여드린 노래라 더 특별해요.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 곡만 들어도 안다. 김산하는 판소리 전공자다운 독특한 음색과 풍부한 성량, 다채로운 표현 능력을 갖춘 보컬이다. 첫 무대부터 "대체 어디서 나온 신인인가" 궁금증이 일었을 정도다. '상사화'는 물론이고 김수희의 '잃어버린 정', 영탁이 불러 화제가 된 '막걸리 한 잔' 등 선보인 무대마다 시선을 모았다.

▲ '편애중계' 트로트 왕중왕전 우승자 김산하. ⓒ한희재 기자
여느 판소리 신동들처럼 어려서부터 국악에 둘러싸여 자라났을 줄 알았더니, 그녀가 국악에 발을 들인 건 중학교 3학년 시절. 공부 잘 하는 맏딸이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길 원했던 부모님이 생각을 바꾼 계기는 뜻밖에 세월호란 비극이었다. '하루를 살아도 하고 싶은 걸 하라'는 말씀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던 꿈이 바로 국악이었다.

"그 당시 '국악소녀'로 사랑받았던 송소희 선배님을 보면서 꿈을 키웠어요. 국악을 바탕으로 한 노래가 너무 좋고 멋있었어요.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서는 늦게 시작한 편이죠. 재능이 있었나 봐요.(웃음) 제가 사실은 목소리가 '청아'했어요. 믿을지 모르시겠지만 진짜 그랬어요. 지금 목소리는 판소리를 하면서 훈련된 결과예요. 점점 더 목소리가 허스키해지더라고요. 지금은 좋아요. 다른 사람과 다른 저만의 목소리가 된 것 같아서요."

그는 국악 하는 트로트가수, 국악트로트 가수로 불리기보단 그저 노래하는 김산하이길 바란다는 조심스러운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국악과 판소리에 대한 애정이야 두말할 것이 없지만, 모든 장르를 좋아하고 또 자신만의 목소리로 다양한 노래를 부르고 싶단다.

"언젠가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는 게 저의 꿈이에요. 지금은 모든 게 처음이지만 감사하면서, 늘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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