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기적으로 대량 실점하며 안정감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장필준.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한때는 20세이브 마무리투수였다. 셋업맨과 마무리를 번갈아 뛰며 빼어난 활약을 펼친 시즌도 있다. 지난해에는 11세이브 15홀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러나 올해 그에게 안정감이 사라졌다. 삼성 라이온즈 장필준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6-7로 졌다. 6-0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패전투수는 장필준이다.

장필준은 원태인이 3점 홈런을 허용하며 6-3이 된 6회말 2사 주자 없을 때 마운드에 올랐다. 장필준은 공 3개로 박정음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3구를 기록한 장필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악몽의 시작이었다. 김혜성에게 볼넷, 전병우에게 우전 안타, 서건창에게 1타점 좌전 안타를 맞으며 1실점 했다. 이어지는 무사 1, 2루에 이정후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장필준은 이지영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김규민을 범타로 잡은 뒤 마운드를 우규민에게 넘겼다. 삼성은 6-7 경기를 뒤집지 못하며 역전패했다.

장필준은 올 시즌 크게 흔들리며 두 번 무너졌다. 시즌이 시작되고 지난 5월 장필준은 4경기에서 4⅔이닝을 막으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4경기는 순항이었다. 그러나 5월 15일 kt 위즈와 경기 때 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실점(4자책점)을 기록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장필준에게 재정비 시간을 줬다. 그를 재활군으로 내렸다. 장필준은 처음부터 시즌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장필준이 없는 동안 삼성은 승승장구했다. 6월 15승 10패 승률 6할을 기록했다. 삼성 승리 원동력에는 오승환, 우규민, 최지광 등이 버티고 있는 철벽 불펜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 불펜진이 무쇠팔은 아니었다. 최지광은 지쳐갔고, 노성호는 손가락을 다쳤다. 이승현은 안정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불펜이 공백이 하나둘씩 만들어지는 상황이었지만, 삼성은 장필준을 급하게 부르지 않았다. 확실하게 회복되길 기다렸다. 
▲ 2017년 APBC 국가대표 마무리투수로도 활약하며 안정감을 뽐냈던 장필준. ⓒ 곽혜미 기자

장필준은 지난달 30일 1군에 복귀했다. 허 감독은 선발투수가 내려간 뒤에 기용하기 시작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씩 공을 던지며 제 컨디션을 찾으라는 더그아웃의 배려였다. 오승환, 우규민 등 강한 불펜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기용이었다.

장필준은 무너졌던 신뢰를 쌓아가는 듯했다. 지난 2일 SK 와이번스와 경기 때 6-2로 앞선 9회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복귀를 알렸다. 지난 4일과 5일에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1이닝씩을 던지며 무실점 투구로 홀드를 챙겼다.

5월 kt전 대량 실점은 잊혀져갔다. 과거 마무리투수, 셋업맨으로 뛸 때 던졌던 공을 되찾은 듯했다. 그러나 복귀 후 4번째 경기에서 다시 대량 실점을 했다. 과거 위기 상황에서 터프 세이브도 해내던 그였지만, 그 시절 경기력은 보이지 않았다.

9일 삼성은 최지광이 1군 엔트리에 합류한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심창민은 오는 8월 27일 전역한다. 왼손 원포인트 임현준도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다. 막강한 불펜 투수들이 하나둘씩 엔트리를 노리고 복귀할 예정이다. 

선수도 사람이기에 실수로 가운데 몰린 공을 던질 수도 있다. 위기 상황에서 타자를 상대로 빗맞은 타구를 끌어내고도 야수가 없는 곳에 떨어지면 적시타가 되는 게 야구다. 시즌을 치르는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0이길 바라기는 어렵다.

그러나 장필준의 경우 대량 실점이 주기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한번의 실수 또는 불운으로 치부하기에는 주기가 길지 않다. 안정감을 바탕으로 한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과거의 장필준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엔트리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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