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의 에이스로 지난해 버금가는 성적을 기대받고 있는 류현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연기되자 관심을 모은 것이 바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OOTP 등을 이용, 원래대로 매일 일정을 진행해 결과를 뽑는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게임이기는 하지만 선수들의 능력치가 생각보다 방대하게 정리되어 있고, 이것을 적용해 실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는 측면에서 흥미를 모았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지나치게 과소평가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류현진(33·토론토)이다. 

미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아직도 시뮬레이션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류현진은 9일까지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103⅔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세부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이 게임에서 류현진은 8승6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22로 나쁘지 않다. 9이닝당 볼넷 개수도 1.3개로 뛰어나다. 그런데 지난해 성적과 확 달라진 건 피홈런이다. 시뮬레이션에서 류현진은 9이닝당 1.6개의 피홈런을 허용 중이다. 지난해(0.8개)의 딱 두 배다. 9이닝당 피안타도 지난해 7.9개였던 반면,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의 시뮬레이션에서는 9.6개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넘어가면서 류현진이 장타의 위협에 더 노출될 것이라는 가설은 설득력이 있다. 더 좋은 타자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구장들도 타자친화적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주자를 내보내고도 피장타와 집중타를 억제하며 선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컴퓨터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그런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 결과가 5.04의 평균자책점이다.

이 시뮬레이션 수치는 류현진의 상대적 고전을 예상한 각종 통계 프로젝션의 예상보다도 더 비관적이다. 그러나 게임은 게임이고, 야구는 사람이 한다. 류현진이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낼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적어도 험난한 리그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은 기대할 수 있다. 

다행히 코로나19 사태로 훈련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컨디션이 좋고, 일각에서는 60경기 단축 시즌 체제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한다. 실제 류현진은 지난해 힘이 떨어지기 전인 시즌 중반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야구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전성기에 이른 만큼, 몸만 건강하다면 이런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웃기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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