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석정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논현동, 박대현 기자 / 이충훈 영상 기자] 1989년 서울대 국악과에 입학했다.

1992년 극단 '한양레퍼토리'에 입단했다.

199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에 입학했다.

2001년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로 충무로에 발 들이고 2009년 연극 '몬스터' 대본을 쓰고 연출석에 앉았다.

프로필만 훑어도 강단이 느껴지는 이가 있다. 배우 황석정(49)이 그랬다.

서울대 졸업 뒤 국악관현악단에 들어갈 기회를 마다하고 궁핍한 극단 생활을 자청한 사람. 그마저도 연기를 '잘'하고 싶어 스물다섯 나이에 한예종 문을 두드린 사람.

도전을 즐기냐고 물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에 멈춰져 있는 건 죽은 거라고 생각한다. 안락성을 (태생적으로) 거부하는 성격"이라며 수긍했다.

▲ 황석정 ⓒ 양치승 인스타그램 갈무리
자기 관리. 두루뭉술하다. 그런데, 이 모호한 단어가 연기자에겐 일상이다.

이들은 365일 카메라 앞에 서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관리로 불리는 일에 철저하다. 몸을 준비하고 마음을 단련한다. 가장 대표가 운동이다. 많은 배우가 체육관으로 출근한다.

황석정에게도 피트니스 이전에 벗 삼은 운동이 있을 듯했다. 하나 답은 의외였다. 

"없었어요(웃음). 다들 제가 (뭐라도) 운동 하나는 한 줄 알더라고요. 지금껏 운동한 거라곤 나무, 채소 심기와 반려견 데리고 산책뿐이에요. 내 자신을 위해서 운동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이번(웨이트 트레이닝)이 처음이에요."

"사실 기구 운동이나 (몸) 피곤하게 하는 걸 안 좋아해요. 성격 자체가 어딜 갇혀 있는 걸 싫어해서. (피트니스는) 더 싫어했어요. 뭔가 붙잡혀 있는 것 같고 답답해 보여서(웃음).

그런 이가 어쩌다 대회 출전까지 결심하게 됐을까. 황석정은 오는 26일 스포티비가 주최하는 신개념 피트니스 대회 YESKIN SPOFIT(이하 스포핏) 비키니 종목에 출전한다.

"올 초 '불후의 명곡'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이때 양치승 관장님과 최은주 배우를 만났죠."

"(둘 다 초면인데) 10년은 알고 지낸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날 때 이 사람과 친해질지 아닐지는 1초 안에 결정되는 편이에요. 그런 제게 (둘은) 처음부터 친밀했죠."

그래서 덜컥 약속했다. "체육관에 한 번 놀러 갈게요." 그 약속이 대회 출전으로까지 이어질 줄은, 스스로도 예상 못한 전개라며 멋쩍어 했다.

▲ 황석정 ⓒ 이충훈 영상 기자
▲ 피트니스 입문을 권유한 양치승 관장(왼쪽)과 황석정 ⓒ 양치승 인스타그램 갈무리
트레이닝을 맡은 최은주가 "(황)석정 언니는 독기가 있다. 지금껏 지각 한 번을 안하셨다"며 칭찬했다.

황석정에게 원래 성격이 어떤지 물었다. 야물지거나 무르거나, 빈틈없거나 틈이 좀 있거나. 왠지 전자일 듯싶었다. 촬영장에 꼬박 1~2시간 일찍 도착해 대기하는 배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황석정도 그 과가 아닐까 싶었다.

"그렇지 않아요(웃음). 자유롭게 살아왔고 성격도 프리한 편이죠. 하지만 이런 건 있어요. 타인과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 체육관 놀러가겠다는 약속도 그래서 지킨 거예요. 그뿐이에요. (약속을 안 지키면) 상대가 나 때문에 시간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 그게 너무 싫어요."

주위 동료 가운데 운동하면 잘할 것 같은 배우가 있는지 궁금했다. 황석정은 웃었다. "다 잘할 걸요" 웃었다.

"제가 볼 때 연기자들은 다 '독'해요(웃음). 다들 노력 많이 하고 끈기 있는 친구들이라 (누구든) 운동하면 잘할 것 같아요. (EXID 출신) 하니도 틈만 나면 운동하고 그러더니 (필라테스, 수영) 자격증까지 따잖아요. 주변 (연기자) 동료들은 다 (한두 개 씩) 운동을 하고 있어요. 피트니스도 시도하면 다들 어느 정도 할 거예요. 나만 안하고 있었던 거지(웃음)."

피트니스 선수로서 스포핏이 첫 대회다. 스포핏을 고른 이유가 특별히 있었을까.

"인연이지 않을까요. 5월에 (남자 개그맨 그룹) '마흔파이브'가 대회에 나갔어요. 그때 응원도 갔었는데 (갔다 오니) 다들 '너도 나가보라'고 권유하셨죠."

"그런데 (권유 받던 시점엔) 제가 연극을 하기로 돼 있었어요. (하고 싶어도) 출전이 불가했죠. 그러다 연극이 엎어졌어요. '인연인가' '(대회) 나가라는 계시인가' 싶더라고요. 양 관장님이랑 최 트레이너가 계속 나가라고 강권도 하셨고. 사실 나한테만 권유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저말고도 다들 한 번씩 '찔러보는' 거더라고요. 그걸 알았을 땐 살짝 실망했어요(웃음)."

▲ 황석정 ⓒ 이충훈 영상 기자
처음은 누구나 힘들다. 모든 게 낯설다. 경험이 없으니 딛는 곳마다 흔들리고 따끔거린다.

체중을 관리하고 데피니션을 만들고, 근질을 다듬고 수분을 제한하고. 온통 가시밭이다.

대회까지 15일 남은 현재, 황석정이 가장 공들이는 부문은 어딜까. 제일 애먹는 포인트와도 상통할 질문. 답은 엉덩이였다.

"몸이라는 게 유전이지 않나. 타고난 게 분명 있는 건데. 사실 아버지가 엉덩이가 아예 없으셨다(웃음). 저도 평생 엉덩이가 있어본 적이 없다."

"비키니 종목은 엉덩이를 엄청나게 강조하더라. 없던 엉덩이를 만들려니 힘들었다. 하는 데까진 해보겠다. 기대해 달라(웃음)."

황석정은 많은 여성 피트니스 선수가 스포핏에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도 하는데 누군들 못할까' 말씨였다.

"본인에게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결과가 어찌 나오든 일단 목표(출전)를 잡고 가는 거죠. 우리가 1등하려고 사는 건 아니니까."

"준비하는 시간 자체가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거라 믿어요. 그 (소중한)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서 더 좋고요. 저처럼요(웃음)."

황석정이 추천하는 신개념 피트니스 대회 스포핏은 제2회 대회를 앞두고 있다.

제2회 YESKIN SPOFIT은 7월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참가 신청은 지난달 4일부터 스포핏 홈페이지(www.spotvsports.com)에서 시작했다.

오는 19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참가비는 18만 원. 중복 신청자는 5만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스포티비뉴스=논현동, 박대현 기자 / 이충훈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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