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난 MLB 경력을 한국에서도 증명하고 있는 댄 스트레일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댄 스트레일리(32·롯데)는 입단 당시부터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경력으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MLB 경력이 KBO리그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경력이 하락세라는 의구심도 함께 받았다.

2012년 오클랜드에서 MLB에 데뷔한 스트레일리는 MLB 통산 156경기에 뛰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중 140경기가 선발이었다는 것. 말 그대로 선발투수로 육성되고, 또 선발투수로 뛰었던 선수였다. 오클랜드 소속이었던 2013년에는 10승, 그리고 신시내티 소속이었던 2016년에는 14승, 마이애미 소속이었던 2017년에는 10승을 달성했다. MLB 통산 44승을 거둔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해 14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9.82에 그치는 등 최근 2년은 그다지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가 KBO리그에 온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우였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 중 하나로 손꼽히며 순항하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7일 현재 시즌 17경기에 선발로 나가 108⅔이닝을 던지며 6승3패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 중이다. 111개의 탈삼진은 리그 1위고, 불운이 있었던 다승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도 죄다 상위권이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7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다.

스트레일리가 어마어마한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5㎞ 남짓으로, 외국인 투수 기준으로 볼 때는 평범한 수준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피칭을 하고, 완성도 높은 구종을 앞세워 승승장구다. 공에도 힘이 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스트레일리의 장점에 대해 “구속도 147㎞까지 나오지만, 공이 무거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허 감독은 “공이 묵직하게 오는 것 같다. 구종도 세 가지 정도 던질 줄 아니까, 직구 같은 경우도 몰려도 타자들이 앞으로 공을 못 보내는 것 같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어쩌면 4일 휴식 후 등판을 하던 스트레일리의 루틴을 5일 휴식 후 등판으로 바꿔준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허 감독은 “4일 로테이션보다 5일의 볼이 더 좋았다. 실력은 가지고 있고, 컨디션 조절에 따라 판가름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일리의 1점대 평균자책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한 경기 실점이 많아도 확 치솟을 수 있는 평균자책점이다. 하지만 꾸준하게 좋은 공을 던지고 있고, 이닝소화가 많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롯데 역사상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투수는 최동원(1985·1986)뿐이다. 즉, 외국인 선수는 한 번도 이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롯데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선수는 쉐인 유먼으로 2012년 2.55를 기록했다. 그 외에 단일 시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없다. 롯데 외국인 최다승 투수인 브룩스 레일리(48승)의 최고 기록도 2017년 3.80이고, 조쉬 린드블럼 또한 2015년 3.56이 최고 기록이었다. 스트레일리가 롯데 외국인 투수 역사를 바꾸기 위해 달려나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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