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최정-최항 형제(왼쪽부터).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kt 위즈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6전 전패 그리고 지난해 성적을 합하면 9연패. 현재 9위로 처진 상황이라고는 하더라도, 한때 한 수 아래 경인 라이벌로 생각했던 kt전 9연패는 자존심이 상할 법했다.

그러나 뾰족한 수는 없었다. 타선은 계속해 침체돼 있었고, 마운드 역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최항(26)과 최정(33) 형제의 동시 출격이었다. 그리고 이는 승리의 결정적인 묘수가 됐다.

SK는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11-2 대승을 거뒀다. 수훈은 5타점을 합작한 ‘최씨 형제’의 몫이었다. 최항이 2번 2루수, 최정이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가운데 최항은 3회초 역전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최정은 3회 쐐기 3점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최정은 밝은 표정이었다. 자신은 물론 동생까지 맹타를 휘두르면서 kt전 9연패를 끊어냈기 때문이다.

최정은 “우리 형제가 잘해서 기분이 좋다. 사실 팀 분위기가 많이 다운된 상황이라. 누구라도 잘하면 기쁘다. 그래도 동생이 활약해서 기분이 더 좋다”고 밝게 웃었다.

▲ SK 최정-최항 형제(오른쪽부터)가 12일 수원 kt전에서 5타점을 합작하며 11-2 대승을 이끌었다. ⓒSK 와이번스
이날 최항은 0-1로 뒤진 3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이어 최정은 좌월 3점홈런을 터뜨리고 쐐기를 박았다. 나란히 2~3번 타순을 맡은 형제들의 활약으로 SK는 이날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최정은 “예전에는 동생과 함께 선발 라인업으로 들면 특별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냥 그런가 보다’고 생각한다”고 웃고는 “그래도 동생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 또, 자신 있게 플레이하기를 바란다. 오늘 같은 경우 동생이 먼저 2타점을 치니까 내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대로 떨어졌던 최정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동기부여가 많이 사라진 시점이지만, 그래도 주축이자 베테랑으로서 동료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만큼은 사라지지 않았다.

최정은 “최근 스윙이 계속 덮어 나와서 고민이었다. 그래서 사실 오늘도 외야플라이를 치자는 마음으로 스윙했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어 “내년에는 이러한 성적을 내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선수들끼리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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