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의탈퇴 처분이 해제된 강승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가 음주운전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내야수 강승호(26)의 임의탈퇴 처분을 해제했다. 이제 KBO의 징계를 소화하는 강승호는 산술적으로 이르면 2021년 중반에 복귀할 수 있다.

SK는 14일 KBO에 강승호에 대한 임의탈퇴 처분을 해제해달라고 신청했고, KBO는 심의 후 이를 공시했다. 강승호는 지난해 4월 음주운전사고를 낸 뒤 KBO의 중징계를 받았고, 소속팀이었던 SK는 4월 26일 임의탈퇴를 공시를 신청했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476일 만에 무거운 족쇄를 벗은 셈이 됐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LG의 2013년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았던 강승호는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2018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우완 문광은과 맞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LG는 즉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고, SK는 향후 내야 센터라인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승호는 기대 이상의 트레이드 성과를 냈다. 합류 후 팀의 주전급 내야수로 활약했고, 2018년 포스트시즌에서도 장타력을 선보이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SK는 2019년부터 강승호의 유격수 가능성을 실험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2019년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4월 22일 새벽 2시경 경기도 광명시 광명IC 부근에서 음주운전 상태로 도로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입건됐다.

천만다행으로 기물을 들이받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89%로 드러났다. 하지만 강승호는 이를 구단에 즉시 알리지 않았고, 1군 재합류를 전후한 4월 24일에야 구단에 신고했다. SK는 곧바로 KBO에 이를 알렸고, KBO 상벌위원회는 4월 25일 9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1000만 원, 봉사활동 18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SK는 다음 날 곧바로 임의탈퇴라는 구단 최고 징계를 내렸다. 강승호는 이후 봉사활동을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팬들에게 용서를 구할 날을 기다렸다. 강승호는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위주로 봉사활동을 했고, 지난해에만 이미 KBO가 부과한 180시간을 훌쩍 넘겨 봉사활동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도 인천의 한 병원에서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훈련을 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야구보다는 봉사활동에 더 신경을 썼다. 

SK는 이에 대해 "지난해 여름, 인천에 위치한 한 구호단체 무료급식소에서 180시간의 봉사활동 징계를 성실하게 이행했고, 징계 시간을 이수한 후에도 자발적으로 해당 기관을 찾아 40시간 이상 추가 봉사활동을 이행했다"면서 "올해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지난 5월 11일부터 인천 소재 병원에서 교통사고 환자 배식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리고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갖고 절제된 생활 속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고 지금까지의 관찰 과정을 설명했다.

SK는 임의탈퇴 당시 “임의탈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선수가 얼마나 깊이 반성하고 진정성 있는 음주 운전 예방을 위한 활동을 했는지를 보고 선수의 향후 신분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강승호가 임의탈퇴 해제에 필요한 최소 기간(1년) 이후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며 당시의 잘못을 반성한 점을 참작했다. 

SK는 "이러한 강승호 선수의 반성과 태도를 감안해 구단은 고심 끝에 임의탈퇴 해제를 결정했다. 강승호 선수는 육성선수로 신분이 전환되며, 금일부터 추가로 KBO 징계인 90경기 출장 정지를 받게 된다"면서 "또한 강승호 선수는 강화 SK퓨처스파크에 합류 후에도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단은 향후 강승호 선수의 지속적인 봉사활동의 진성성, 퓨처스팀 합류 후 생활 등을 꼼꼼히 따져 내년 시즌 신분 전환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SK는 아직도 정식 선수로 전환하지 않으며 마지막 허들을 남겼다. 한편 KBO가 내린 강승호의 9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은 이제 시작된다. SK는 올해 63경기만 남았다. 강승호는 적어도 내년 시즌 첫 한 달 정도까지는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뛰지 못한다. 5월 이후에나 다시 경기 체력을 만들고, 실전 감각을 쌓을 수 있어 복귀는 일러도 2021년 중반이 될 전망이다. 

2년 넘는 공백이 생긴다는 점에서 예전의 기량과 잠재력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찾는다고 해도 본격적인 재출발은 2022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도 지속적인 반성과 속죄가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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