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란히 앉은 기성용(왼쪽)과 이청용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쌍용' 이청용(32, 울산 현대)과 기성용(31, FC서울)이 1707일 만에 적으로 만났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 뛸 때인 2015년 12월 28일. 이청용은 크리스탈 팰리스, 기성용은 스완지 시티 소속으로 발을 맞댔다. 나란히 교체 멤버로 투입된 둘은 당시 0-0으로 숭패를 가리지 못했다.

약 4년 9개월 만에 한국에서 다시 만났다. K리그에서 만남은 커리어 최초. 이청용은 선발, 기성용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시작된 '쌍용 더비'는 울산이 승리하며 이청용 판정승으로 끝났다.

울산은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에서 서울을 2-0으로 제압했다. 3연승을 완성한 울산은 리그 9경기 무패(8승1무) 행진을 이어 갔다. 승점도 45점을 쌓아 전북 현대 추격을 뿌리치고 단독 선두를 지켰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18분. 오른쪽 윙어로 배치된 이청용이 선제골을 낚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신진호가 올린 공이 문전 혼전 상황을 야기했고, 틈을 놓치지 않은 이청용이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울산은 주니오 추가골이 터져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렸다.

후반 20분 기성용이 피치를 밟았다. 정현철과 짧게 두 손을 터치하며 국내 팬들에게 3935일 만에 인사를 건넸다. 쌍용이 K리그에서 적으로 만난, 최초의 순간이었다.

기성용은 몸상태가 100%가 아닌 듯했다. 몸놀림이 무거웠고 동료와 호흡도 아직 무르익지 않은 모습이었다.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주진 못했다.

역사적인 쌍용 더비가 성사됐지만 승부는 이미 울산쪽으로 기운 상황. 2000년대 중반부터 근 10년간 한국 축구 기둥으로 활약했던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은 블루 드래곤 판정승이었다.

울산은 여전한 클래스를 뽐낸 이청용을 앞세워 리그 9경기 무패, 선두 수성을 이뤄냈고 리그 우승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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