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박건우가 8일 잠실 kt전에서 7회 유한준의 타구를 잡아낸 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오늘 이 기사는 꼭 보셨으면 좋겠네요.”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는 8일 잠실구장에서 뜻깊은 생일을 맞았다. 공동 4위로 맞서고 있는 kt 위즈와 일전. 상위권으로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길목에서 박건우는 공수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31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이날 1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공격과 수비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동료들의 박수를 먼저 받은 때는 4회초 수비에서였다. 선두타자 배정대의 타구가 낮게 깔린 채 외야로 향한 상황. 공의 궤적은 그려졌지만, 라이트와 겹쳐 쉽게 낙구 지점을 판단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박건우는 자세를 낮춰 빠르게 떨어지는 타구를 낚아챘다.

두산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박건우의 도움을 받아 4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 두산 박건우가 8일 잠실 kt전에서 7회 2루타를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잠실, 곽혜미 기자
이보다 더 결정적인 호수비는 2-0으로 앞선 5회 나왔다. 알칸타라가 안타와 볼넷을 연달아 내주면서 몰린 2사 만루. 이번에도 유한준의 타구가 외야 오른쪽으로 향했다. 중견수와 우익수, 2루수 사이로 떨어지는 공. 자칫 안타가 될 수 있었지만, 박건우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와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아웃을 만들어냈다.

연달아 안정적인 수비를 뽐낸 박건우는 이어 타석에서 알토란 활약을 더했다. 1회와 3회에는 범타로 물러났지만,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타로 홈을 밟았다. 이어 4-0으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선 우중간 2루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만든 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우전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날 타석에선 4타수 2안타 2득점, 수비에선 호수비 2개를 기록한 박건우는 6이닝 무실점 호투한 알칸타라와 더불어 8-0 완승의 주역이었다.

경기 후 박건우는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지만, 수비에선 그렇지 않다. 그래서 수비할 때 더 집중하려고 한다. 오늘은 중요한 상황에서 좋은 수비를 펼쳐 기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생일을 맞아 자신을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역삼초 시절 야구를 시작해 이수중과 서울고를 거치며 호타준족 내야수로 성장한 박건우는 2009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로 데뷔했다. 이어 경찰청 야구단에서 본격적으로 외야수로 전향한 뒤 제대 후 두산의 주축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이때마다 부모님의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힘을 낼 수 있었다.

생일을 맞아 부모님을 먼저 떠올린 박건우는 “그동안 나는 주위에서 나를 챙겨주는 편이 익숙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커진다”면서 “오늘 생일을 맞아 부모님께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부모님께서 오늘 이 기사를 꼭 보셨으면 한다”고 진심을 전달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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