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이 14일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프로 첫 개막전(레반테전)에 선발 출전해 2도움을 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19세 이강인(발렌시아) 재능은 진짜였다. 기회를 주니까 여과없이 존재감을 뽐냈다. 프로 첫 개막전 선발에서 공격 포인트를 뽑아내며 발렌시아 역전승에 기여했다.

이강인은 지난해 1월 발렌시아 1군으로 승격했다. 발렌시아 고위층은 미래를 이끌 재능으로 평가했지만, 현장에서 전술과 맞지 않았다. 마르셀리노 토랄 가르시아 감독부터 보로 감독대행까지 선택한 4-4-2에서 이강인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 대부분 교체였고 시즌 전체 649분 출전에 그쳤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자, 여름에 임대와 이적설이 돌았다. 하지만 하비 가르시아 감독 부임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발렌시아는 다니 파레호 등을 보내며 대대적인 젊은 팀 리빌딩을 했다. 현지에서는 이강인에게 맞는 옷을 입혀 시즌에 돌입할 거로 내다봤다.

프리시즌에서 폼을 올린 뒤에, 14일 새벽(한국시간) 레반테와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개막전(1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공지된 포지션은 막시 고메즈와 투톱이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와 세컨톱을 오가며 발렌시아 화력을 지원했다.

2선 공격 작업에 이강인이 있었다. 좌우로 볼을 뿌리는 역할과, 풀백 오버래핑에 적절한 패스를 공급했다. 정확한 왼발은 세트피스에서 먼저 빛났다. 전반 11분 파울리스타 머리에 볼을 배달하며 1-1 동점골에 기여했다.

프리시즌 득점 66% 차지한 ‘콤비 플레이’도 빛났다. 이강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날아온 볼을 유려한 터치로 잡아 골문쪽으로 질주했다. 침투하던 막시 고메즈에게 정확한 타이밍 패스를 했고 2-2 동점골이 됐다. 개막전 선발과 동시에 리그 1-2호 도움을 올렸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가담에 집중하려는 모습이 있었다. 후반전에는 3선에서 볼이 돌지 않자, 종종 내려와 최전방으로 볼을 배급하기도 했다. 71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숨겨왔던 재능을 십분 발휘했다.

지표로도 알 수 있었다. 이강인은 레반테전에서 패스 성공률 94%, 17번의 정확한 패스를 넣었다. 기회 창출 6회로 양 팀 통틀어 최다였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 7.9점을 받으며 발렌시아 출전 선수 중 3번째, 미드필더 최고 평가를 받았다. 막판 역전골과 쐐기골을 박은 바예호에게 MOM을 내줬지만, 발렌시아가 믿었던 왼발 재능은 진짜였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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