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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강대규 감독 "8살 박소이 연기 지도하며 수없이 울었죠"[인터뷰S]

추석의 힐링무비 영화 '담보'로 돌아온 강대규 감독 인터뷰

네이버구독_201006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0년 10월 01일 목요일

▲ 영화 '담보' 강대규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담보'(감독 강대규, 제작 JK필름 레드로버)는 추석의 힐링무비로 첫 손에 꼽을만한 영화다. 때는 1993년, 두 사채업자가 떼인 돈 대신 아이를 데려오며 시작된 이야기는 뜻밖의 가족 탄생기로 흐른다. 험악한 첫 설정,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까지도 가족으로 휴먼드라마가가 퍽 따스하다. 

배우 성동일이 무뚝뚝하지만 정 많은 사채업자이자 어느덧 아빠가 되어가는 주인공 두석 역을 맡았고, '담(다음)에 보물이 되는' 담보 승이 역은 촬영 당시 8세였던 배우 박소이와 하지원이 맡아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한다. 

그 연출자는 10년 전 여자 교도소에 만들어진 합창단 이야기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던 '하모니'의 강대규 감독. "'하모니'가 모성 중심이라면 '담보'는 부성의 이야기"라고 밝힌 강대규 감독은 어느덧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아저씨와 소녀의 이야기를 보편적 감성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모니' 이후 8년 만에 '담보'로 돌아왔다.

"첫 출발은 벌써 2년이 넘었다. '해운대' 조감독 출신이기도 하고 '하모니' 전에도 JK필름과은 인연이 깊다. 준비하던 작품이 있었는데 촬영까지는 못갔다. 니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는 얘기와 함께 '담보' 초고를 받았고, 윤제균 감독님과 각색하며 틀을 잡아갔다. '담보'란 드라마의 매력이 느껴졌다. '하모니'가 모성 중심이라면 '담보'는 부성이 중심에 있다. 가족 드라마, 소녀와 아저씨가 특별한 의미가 되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 진정성있게 표현해서 이 영화에 맞는 보편적 감정을 만들어가보자 했다. 서서히 감정이 움직이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담보'는 진짜 아빠가 되어가는 이야기다.

"저 스스로도 나이나 사회적으로나 두석 역할이 가장 감정이입하기에 좋았다. '내가 두석이라면?' 하는 느낌이 있어 애착도 많이 갔다. 일반적인 어른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사실 떼인 돈을 받으러 아이를 데려간다는 시작은 따져보면 정말 센, 막장이나 다름없는 설정이다.

"맞다. 하지만 무겁지 않게 받아들여지길 바랐다. 아이를 납치하거나 데려가려고 했다기보다는, 도저히 방법이 없으니까 자기들도 절박한 상황에서 '내일 돈 가져오면 줄게' 하는. 가볍게 보이길 원했고, 그래서 시작부터 투닥거리는 캐릭터를 보여줬다. 음악도 한 몫을 하고. 관객들이 그 시작을 가볍게 받아들여야 나중에 그들이 아이의 보호자가 될 때 보다 편하게 보실 것 같았다."

▲ 영화 '담보' 스틸. 제공|CJ엔터테인먼트
-나빠 보이지만 속정 깊은,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아버지가 된 성동일은 찰떡 캐스팅이다. 1순위였다고 들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성동일을 떠올렸다. 다양한 인간군상 속에서 아저씨이자 아빠, 다양한 캐릭터를 풍성하게 소화해낸 성동일은 저뿐 아니라 스태프 모두가 공통으로 꼽은 1순위였다. 2순위는 생각도 안했다. 거절하면 그 다음에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 드렸다. 하지만 잘 어울릴 것 같다, 하실 것 같다는 마음도 있었다. 우리 작품을 좋아할 것이라는 믿음. 무심한 듯 시크하고, 툴툴거리지만 속정 깊은 사람을 누가 더 잘해낼 수 있겠나. 아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분량이나 이야기면에서도 성동일 선배가 연기한 두석이 중심에서 이끈다. 배우분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갔을 거라고 생각한다."

-촬영장의 성동일은 어땠나. 특별한 디렉션이 있었나.

"설렁설렁해보이지만 디테일하시다. 늘 그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두석에게 자기 오감을 집중해서 연출하는 사람은 성동일 선배님이시다. 전체를 보면서 이 캐릭터를 만들어오신다. 성동일이란 연출자와 소통하며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게 두석에게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다. 일단 경험이 풍부하고 그에 바탕을 두고 해석해 오신 것이 저와도 잘 맞았다. 동시에 상대배우를 배려는 것이 자기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게 되는 지점이라는 기본적 마인드가 있으셨다. 그래서 더 빛이 난 것 같다."

-두석은 승이에게 함부로 하는 이들에게 '인간같지 않은 것'이라면서 화를 낸다. 사실 본인에게 하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결국 아버지로 변화해간다. 아버지를 넘어 어른의 역할에 대한 메시지로도 들린다.

"하나하나 사람들을 만나면서 승이를 향한 감정이, 조금씩 쌓여있다가 그것이 걱정과 궁금증으로 변하하고 결국 또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그리고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그런 것들이 모두 알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지내는 것 같다. 저는 그런 생각을 했다. 어른이 아이에게 가지는 작은 배려와 관심이 있는데 표현 안하게 되고 잊게 되고 무관심하게 되고 하는 게 아닐까. 작은 감정에서 출발해 점점 의미가 생긴다. 극화되어 영화에 담겼지만 원래 많은 어른들이 가지고 있던 감정이 아닐까."

▲ 영화 '담보' 스틸. 제공|CJ엔터테인먼트
-9살 승이로 나오는 박소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시키는 배우다. 그 존재가 개연성으로 느껴질 정도다.

"사실은 촬영 직전까지도 승이를 못 찾아가지고 고심하고 있었는데 윤제균 감독님이 추천해 주셨다. 제가 오디션장에서 봤을 때는 상황 인지능력이 남달랐다. 보통 아이들이 계산하고 연기하는 게 보이는데 소이는 상황에 몰입해서 표현하는 섬세한 면이 있었다. 중요한 순간 감정을 지키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생각했다. 이 아이라면 표현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뛰어난 배우지만 주위에서도 역할이 컸을 텐데. 감독님도 디렉션을 하며 함께 울었다고 들었다.

"아이의 연기를 뽑아내는 건 인내심이 필요하다. 모든 스태프 배우 집중해야 한다. 소이가 기다림만큼 보상해준 것 같다. 당시 8살이었다. 100명 가까이가 본인만 쳐다보는데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거다. 저는 잘 설명하고 또 그걸 보여주려고 했다. 공감하면서 안 되는 연기지만 많이 노력했다. 울기도 여러 군데에서 울었다. 최대한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저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 감정에 공감하며 도움이 돼줬다. 엄마가 완전히 떠났다고 알게 되는 장면에서는 소이 어머니께 실제 가시라고 이야기하고, 아이에게도 '진짜 엄마가 간다고 생각하면 도움이 되지 않겠냐'하고 이야기했다. 그런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소이에게는 어린이판 '레미제라블'을 읽어보라 했다. 자기가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코제트라고 생각하고, 두석이 장발장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이야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무슨 감정이 드냐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 노력과 힘이 '담보'의 에너지, 드라마가 된 것 같다."

-'해운대'에서 함께 했던 하지원이 어른 승이를 연기했다. 감정을 쌓는 과정 없이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아무래도 경험한 배우들 중에서 생각하게 된다. 재난 속에서 깊은 감정을 연기하고, 또 억척스러운 가장을 연기하며 녹아난 배우였다. 그런 배우이기에 '담보'에서 잘 자란 승이를 연기하면서 또 감정을 이어받아 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도중 승이가 두석에게 처음으로 '아빠'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원씨이기에 가지고 있는, 아빠에 대한 특별한 의미가 더 표출되지 않았나 한다. 하지원씨의 해석이나 상황이 들어가면서 캐릭터가 더 깊어진 셈이다. '아빠'라고 처음 불리는 순간 덕에 많은 '아저씨'들에게도 더 공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1993년이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서태지가 나오고 '난 알아요'가 한참 동안 등장한다.

"서태지 컴퍼니의 도움이 있었다. 저희 영화가 이러이러한 영화고 1993년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서 서태지라는 존재와 서태지의 노래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드렸다. 자료 영상과 노래와 사진을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간략한 내용을 보고 이를 좋은 취지로 받아들이셨는지 사용 허가를 내 주셨다. 사실 서태지와 아이들이 3명이기는 하지만 집중해서 서태지씨의 얼굴을 강조했다. 작품에 큰 플러스가 됐다. '난 알아요' 1절이 다 나온다. 극중 콘서트 장면이 멀티비전으로 들어오는데, 재연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하다. 아쉽긴 하지만 그 때 감성을 보여줄 것 같고, 덕분에 두석과 승이의 감정, 두 사람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영화 '담보' 강대규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1993년이란 시대 배경도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 시절이 지금보다 허술했던 것 같다. 이런 사연, 제도권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 등. 차이나타운 뒷골목 콘테이너에 사는, 타국에 와서 그런 곳에서 살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살리고 싶었다. 삐삐, 게보린, 미에로화이파, 쵸코파이 등도 마찬가지다."

-쵸코파이가 특히 눈에 띄더라. 그 시절을 대표하는 간식이기도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 아닌가.

"복합적이다. 두석과 종배가 군에서 많이 먹었던 간식이기도 하고, 케이크 대요으로도 쓰고. 흔히 먹을 수 있는, 그 시절을 대표하는 간식이기도 하고. 허락을 받아서 조심스럽게 썼다. 협찬은 아니다.(웃음)"

▲ 영화 '담보' 스틸.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승이의 몸값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처음 승이 엄마가 못 갚아서 아이를 데려가게 된 돈이 75만원이다.

"그 정도면 하는 직관?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지금 보면 하찮을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절박한 돈. 하지만 그게 게속 불고 나중엔 차도 팔아야 한다. 잘 보면 두석이 금반지도 판다."

-코로나 가운데 추석 대전에 참가하는 마음은 어떤지.

"추석은 가족을 생각하는 시기 아닌가. 코로나 분위기 속에 '다 보러 오세요'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상황과 함께 살아가야 하지 않나. 일상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방역 기준을 잘 지키며 보신다면 좋지 않을까. 이 영화가 마음에 위안이 되고 가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영화 '담보' 강대규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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