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선발진의 미래로 확실한 잠재력을 보여준 이승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허문회 롯데 감독은 2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한 어린 투수에 “용병 투수 같다”는 찬사를 보냈다. 향후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우완 이승헌(22)을 설명하는 자리에서였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2018년 롯데의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이승헌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의 위안 중 하나다. 22일까지 시즌 7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불의의 부상 탓에 예상만큼 페이스가 올라오지 못했지만, 후반기 팀 로테이션에 합류해 자신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최고 140㎞대 후반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 그리고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예사롭지 않다. 좋은 체격 조건에서 나오는 힘이 있는 공이다. 허 감독이 기본적인 구위가 좋은 외국인 투수와 비교하는 이유다. 허 감독은 “회전수도 좋고 똑바로 오는 것도 없다. NC 타자들이 잘치고 있는데 좋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아직 발전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이 더 무섭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물론 더 다듬을 부분이 있기는 할 것이다. 최근에는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고전하는 양상이 있었다. 22일 인천 SK전에서도 3회까지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으나 공교롭게도 4회부터는 그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체인지업과 짝을 이룰 새로운 변화구 발굴도 숙제다. 그러나 모처럼 대형 선발감이 등장했다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내년에는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실하다. 어쩌면 즐거운 논쟁이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 나아가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리빌딩 작업이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교하게 끝나야 한다. 올해 롯데는 외국인 선수 두 명과 박세웅 서준원 노경은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활약들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박세웅은 군 문제 해결이라는 변수가 있다. 노경은은 서서히 현역의 마지막으로 가는 단계다. 2~3년 뒤에도 팀 로테이션을 지킬지는 알 수 없다. 송승준 장원삼 등 역전의 베테랑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이승헌의 등장은 반갑다. 허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기분이 너무 좋다. 서준원도 마찬가지고 최준용도 좋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외국인 선수들은 매년 변수가 있는 만큼 어린 투수들이 차근차근 성장해 선발진의 상수로 자리를 잡는 게 가장 좋다. 

이승헌의 가세에 이어, 이번에는 고교 좌완 최대어로 불린 김진욱(18·강릉고 졸업 예정)이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롯데는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예상대로 김진욱에 투자했다. 기본적인 구위는 변화구 구사 능력,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선수다. 프로 스카우트들은 “소형준(kt)처럼 내년에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당장 내년의 성과는 미지수지만, 롯데가 전략적으로 실험할 가능성이 크다.

마운드 퍼즐을 차근차근 모았다. 박세웅 이승헌은 우완 정통파, 서준원은 강속구 사이드암, 김진욱과 지난해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한 홍민기는 좌완이다. 구색도 괜찮다. 이들의 성장과 육성 방향이 관심을 모으는 것도 당연하다. 롯데가 수집한 퍼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향후 2~3년의 꾸준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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