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제'가 베일을 벗었다. 17일 오전 영화 '조제'의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통해서다. 이 자리에는 두 주인공 한지민 남주혁과 김종관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조제'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한지민)와 영석(남주혁)이 함께 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원작으로 이누도 잇신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도 큰 사랑을 받았다. 새롭게 탄생한 '조제'는 한지민 남주혁 그리고 김종관 감독의 감성이 묻어난 겨울의 사랑 이야기, 성장의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함께 한 한지민과 남주혁은 이번 영화 '조제'에서 남녀주인공 조제와 영석 역을 맡아 2번째 호흡을 맞췄다.

한지민은 "전 작품에서도 눈이 마주치면 울어서 멀리 가있으라고 하곤 했다. 캐릭터가 주는 힘이기도 하다"면서 "두 번째 호흡을 할 때는 어떠한 배우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단축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단 서로가 편하게 연기를 했기 때문에 저 역시도 이번 작품에서도 많이 의지하면서 영석이가 주는 느낌을 받으면서 촬영하는 고마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남주혁 역시 "정말 현장에서 많이 느꼈다. 두 번째 만난 작품이지만 (한지민이) 조제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눈으로 모든 걸 이야기해주는 조제였다. 그래서 또 배웠다. 저 역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다시 잡은 한지민은 "전작 현장에서는 주혁씨가 너무 막내이기도 했고 긴장도 했다. 저를 편하게 대하고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데 조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촬영은 영석 촬영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현장에 갔다"면서 "이미 영석으로 현장 분위기에 녹아 있었다. 오히려 제가 낯설었다. 스태프와 호흡도 그렇고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주혁씨에게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받으면서 촬영했다. 이 현장에서 훨씬 편안하게 마음껏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떻게 편안하게 몇회차 안됐는데 연기할 수 있지 할 정도로 캐릭터에 들어가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지민은 "조제는 갇혀 있는 생활을 하다보니까 세상을 책으로 접하고 상상으로 세상을 표현한다. 조제만의 표현법이 있었다. 말하거나 표현하는 몸짓이나 눈빛이 낯설지만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섬세한 표현이 필요했던 캐릭터라 궁금했다. 김종관 감독이 그리는 조제의 세계가 어떨까, 저에게도 선택하는 큰 요인이었다"라며 "감독이 지니는 정서와 시나리오의 느낌이 만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그 안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종관 감독님이 그리는 조제 느낌이 궁금했고, 저 역시 영석에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컸다. 영석이라는 인물로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다"면서 "원래 종관 감독님을 다른 영화 시사회 뒷풀이에서 처음 만났다. 같은 테이블에서 알지만 어색했다.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몇 달 뒤에 시나리오를 받았다"고 남다른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지민과 남주혁은 둘다 '민낯' 촬영을 감행했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민낯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는 것. 남주혁은 "정말 세수도 안 하고 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고 한지민은 "분장 시간이 5분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조제의 공간은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제작하고 세팅했다. 한지민은 "공간은 물론이고 소품 하나도 조제스러워야 했다. 저희 분장은 5분이었지만 집 세팅이 훨씬 오래 걸렸다"고 웃음지었다.

이 자리에서는 남주혁이 갑자기 눈물을 흘려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제작기 영상이 마무리된 뒤 무대 가운데 앉아 있던 남주혁이 눈물을 흘렸고, 한지민까지 울컥했던 것. 급히 눈물을 닦은 남주혁은 "정말 몰입을 했었던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남주혁은 이를 두고 "영상을 보고 그때 감정이 올라오더라. 영석으로서 정말 진심으로 연기했다. 예상치 못하게 그때 생각이 나면서 영석이의 마음, 조제를 만났을 때가 생각나면서 감정이 확 올라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종관 감독은 "'조제'는 안개 속 삶에서 서로를 꽉 껴안는 연인의 이야기. 그리고 두 사람이 더 좋게 변화해가는 이야기다. 좋은 시너지를 기대했다. 조금씩 모으고 굴려 큰 단단한 돌을 만드는 것 같았다. 이것이 큰 덩어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했고, 배우들도 그런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종관 감독은 조제의 집이란 공간에 대해 "두 배우가 주인공이지만 조제의 집이 또하나의 주인공이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조제의 집으로 세계로 여행오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조제는 취향이 있는 사람이다. 취향이 있는 사람은 덜 불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버려진 것 안에서 보물을 걷어올리는 취향과 안목으로 사는 사람이라 스태프가 많은 수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조제'는 오는 12월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