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약 명분을 최대한 과시해야 하는 알테어(왼쪽)와 페르난데스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한국시리즈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은 2021년 재계약의 중요한 시험대도 거치고 있다. 특히 두 타자가 그렇다. 정규시즌에서 이미 확실한 실적을 남긴 두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재계약에 가까워질 수 있어서다.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2차전은 1승1패로 마무리됐다. 1·2차전의 화두 중 하나는 두 외국인 타자들이었다. 애런 알테어(29·NC)는 1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렸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두산)는 2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공방전을 벌였다. 두 선수의 홈런은 나름 승리의 결정적인 몫을 했다. 외국인 타자의 ‘한 방’이 시리즈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었다.

알테어는 1차전 1-0으로 앞선 4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때리며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페르난데스는 2차전 4-1로 앞선 9회 솔로포를 때렸다. NC의 맹렬했던 9회 추격전(9회 3득점)을 생각하면 이 홈런 한 방의 가치는 추후 재조명됐다. 두 선수 모두 일단 나쁘지 않은 감에서 남은 시리즈를 대기한다.

재계약도 걸렸다. 두 선수는 정규시즌에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남겼다. 페르난데스는 리그 최다 안타(199안타)를 기록했다. 144경기에서 타율 0.340, OPS(출루율+장타율) 0.901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 288경기에 때린 안타만 396개다. 알테어는 시즌 136경기에서 타율 0.278, 31홈런, 108타점, 22도루, OPS 0.893을 기록했다. 타율이 다소 떨어졌을 뿐 장타력과 수비력, 그리고 주력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약점을 최대한 보이지 말아야 한다. 팀 우승은 물론 재계약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는 1차전에서 병살타 2개를 쳤다. 이는 전체적인 그의 이미지와 오버랩돼 부정적인 여론을 키울 수 있었다. 페르난데스는 발이 느리고, 지명타자라는 한계 탓에 수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로지 방망이로 승부를 걸어야 할 선수가 잦은 병살타를 때린다는 것은 부정적 잔상이 더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알테어도 올해 타율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136경기에서 기록한 삼진이 149개였다. 때로는 나가지 말아야 할 코스에 방망이가 허무하게 따라 나가는 일도 많았다. 수비와 주루에서의 뛰어난 공헌도에도 불구하고 재계약의 확신까지 이르지는 못한 결정적 이유다. 남은 한국시리즈에서는 이런 약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는 것도 과시해야 한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지만, 마스크 논란을 서둘러 지우는 것도 코로나 시대의 재계약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구단이 의외로 중요하게 볼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타자의 재계약은 성적은 물론 명분도 중요한 척도가 된다. 페르난데스와 알테어처럼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 않은 선수라면 더 그렇다. 반대로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은 중요한 명분이 될 수 있다. 우승을 함께 한다면 그 명분은 더 커진다. 2021년 재계약 시험대를 마지막까지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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