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트레이드 이후 해당팀의 기둥으로 자리한 장성우(왼쪽)와 박세웅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와 kt는 지난 4일 트레이드 성사 소식을 알렸다. kt는 내야수 신본기와 우완 불펜 박시영을 받았다. 대신 롯데는 우완 최건과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선에서 트레이드를 마무리했다.

지명권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이 트레이드에서 kt는 당장 내년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을 확보했다. 반대로 롯데의 시선은 조금 더 멀리 있었다. 2군 백업 선수들에게 1군 출전 경험을 더 주는 동시에, 군 복무 중인 유망주 최건과 지명권을 통해 미래를 채워 넣으려는 움직임이 읽혔다. 최건과 내년에 지명될 선수의 진가가 드러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두 팀은 상호간 트레이드가 생각보다 잦았다. 5년 사이에 이번이 벌써 세 번째 트레이드다. kt가 2015년부터 1군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 잦은 왕래다. 앞선 두 차례 트레이드는 양쪽 모두 어느 정도의 이득을 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트레이드도 단기간에 성사된 것은 아니고 양측이 꽤 오랜 기간 심사숙고를 거쳐 카드를 맞춘 만큼 윈-윈에 가까운 트레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015년 트레이드는 무려 9명의 선수가 오간 대형 트레이드였다. 최근 대형 트레이드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사례이기도 하다. 당시 신생팀이었던 kt는 1군에서 버티기 위한 기초 체력이 필요했다. 주전 포수로 거론된 장성우를 비롯, 하준호 최대성 윤여운 이창진까지 5명을 영입했다. 반대급부로 내준 선수는 상대적인 미래 자원이었다. 롯데가 가장 원했던 박세웅을 비롯,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모든 선수들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트레이드 꾸러미의 핵심이라고 평가됐던 박세웅과 장성우는 팀의 확고한 주축으로 자리했다. 박세웅은 이적 후 134경기에서 33승46패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12승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인정을 받는 중이다. 아직 만 25세의 젊은 나이이기도 하다. 장성우는 이적 후 kt의 안방마님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며 팀의 가장 큰 고민을 일거에 해소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장성우만한 공·수 안정감을 가진 포수도 리그에서 많지 않다.

2017년 트레이드에서는 4명이 오갔다. 롯데는 우완 장시환과 김건국, kt는 투수인 배제성과 야수인 오태곤을 받았다. 장시환은 롯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7경기에 나갔다. 적잖은 활용도였다. 김건국 또한 7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오태곤은 kt의 내야와 외야를 오갔고, 가장 알려지지 않은 카드였던 배제성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10승을 따내며 이 트레이드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장시환 오태곤은 다시 트레이드돼 팀을 떠났다.

2020년 트레이드는 현재와 미래의 맞바꿈이었다. kt는 불펜 재정비와 내야 백업 확충이 급했다. kt는 신본기가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백업 임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고, 수술 후 1년이 지난 박시영도 상태가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롯데는 최건의 잠재력에 베팅했다. 구단이 면밀하게 살핀 선수인 만큼 배제성처럼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다. 2차 3라운드 순번에 대한 스카우트팀의 분석도 이미 끝났을 터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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