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가 된 '펜트하우스'의 장면. 출처| SBS 방송 캡처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펜트하우스' 속 유진의 '남자설', '트랜스젠더설'은 결국 꿈보다 해몽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는 오윤희(유진)의 성 염색체가 남자인 XY로 표기되면서 드라마에 반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지만, 제작진이 "소품 실수"라고 정리하면서 해프닝으로 그쳤다. 

지난 29일 방송된 '펜트하우스'에서는 오윤희의 성 염색체가 남자인 XY로 표시되면서 한바탕 난리를 불러 일으켰다. 심수련(이지아)는 친딸 민설아(조수민)를 죽인 범인이 친자매처럼 평생 가자고 약속했던 오윤희라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오윤희를 향해 DNA 검사 결과지를 들이 밀었다. 

이 결과지에서는 오윤희의 성별을 표시하는 성 염색체가 여성인 XX가 아니라 남성인 XY로 표기돼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다른 드라마라면 "제작진이 실수했네"라고 간단히 웃어 넘길 수 있는 설정이었지만, 김순옥 작가가 매회마다 상상 그 이상의 반전을 가지고 오는 '펜트하우스'였기에 시청자들의 추리는 더욱 급박하게 돌아갔다. 

▲ '펜트하우스' 포스터. 제공| SBS

시청자들은 드라마 여기저기에 힌트가 숨어 있었다며 오윤희가 사실은 남자였고, 현재는 트랜스젠더로 살아가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가장 큰 증거는 '펜트하우스'가 다름 아닌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죽은 사람이 점을 찍고 돌아오는 등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는 '김순옥 월드'에서 억척 엄마 오윤희가 사실 트랜스젠더라는 이야기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는 것. 

오윤희가 남성이었고, 트랜스젠더라는 설은 딱딱 들어맞는 '떡밥'으로 시청자들을 더 소름돋게 만들었다. 오윤희라는 이름과 드라마 포스터 속 오윤희의 포즈 역시 또 하나의 증거가 됐다. 국내 트랜스젠더 배우 1호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태원 밤 하늘엔 미국 달이 뜨는가'에서 댄서로 출연한 오윤희라는 사실은 시청자들을 '오윤희=남자'라는 가정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드라마 포스터 속에서 유진이 다른 여성 출연진들과 달리 남성 출연진처럼 서 있다는 점도 증거로 제시됐다. 이지아, 김소연 등 여성 출연진은 의자에 모두 앉아 있지만, 유진은 엄기준, 윤종훈, 봉태규 등 남성 출연진과 마찬가지로 서 있는 포즈가 남성을 뜻한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민설아를 죽인 주요 증거가 되는 애플목걸이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실었다. 오윤희가 아담스애플을 숨겨야 하는 이유가 남성의 상징인 '목젖(아담스 애플)'을 숨기려는 남자를 의미한다는 것. 또 다른 시청자들은 오윤희가 '펜트하우스'에서 불렀던 노래가 거세된 카스토라토 파리넬리가 부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울게 하소서'라는 점도 오윤희가 남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름 돋는 시청자들의 추리는 김순옥 작가의 의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펜트하우스' 관계자는 "오윤희는 남성이 아니다. XY는 소품상의 실수"라고 잘라 말했다. 관계자는 "잘못 표기된 XY는 VOD 등에서는 수정해 시청에 불편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