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앞으로 몇 년 더 야구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꾸준하게 박찬호 선배님이 걸어오신 것처럼 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가 12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추신수는 애드리안 벨트레(37), 조시 해밀턴(35), 프린스 필더(32)와 함께 텍사스의 중심을 잡아 주는 선수다. MLB.com은 지난달 29일(이하 한국 시간) 이들을 텍사스의 '빅4'로 꼽으면서 '지난 2시즌 동안 부상한 이력이 있고, 모두 30대 선수들이기 때문에 건강이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했다.

◆ 앞뒤가 달랐던 추신수의 2015년

2014년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꾼 추신수는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추신수는 왼쪽 팔꿈치와 왼쪽 발목을 다치면서 정규 시즌을 일찍 마치고 수술을 선택했다. 재활에 전념한 뒤 맞이한 지난 시즌도 시작이 좋지 못했다. 전반기 타율 0.221 출루율 0.305 장타율 0.384 11홈런으로 부진했다.

후반기 들어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만들었다. 시작은 히트 포 더 사이클이었다. 추신수는 지난해 7월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2루타-홈런-단타-3루타를 차례로 때리면서 아사아인으로는 처음으로 히트 포 더 사이클을 이뤘다.

추신수는 지난해 11월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을때 들은 '동양인 최초'라는 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1루를 밟고 3루까지 7초가 걸린다. 전반기 힘들었던 기억들이 다 머릿속에 떠올랐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추신수는 9월 타율 0.404 출루율 0.515 장타율 0.625 5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두 번째로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선수로 뽑히는 기쁨을 누렸다. 추신수는 1958년 윌리 메이스 이후 처음으로 9월에 타율, 안타(42개), 득점(26개), 출루율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텍사스는 후반기 '추추트레인'의 질주에 힘입어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 '30대 중반' 추신수, 다시 한번 '반전' 노린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추신수의 올 시즌 예상 성적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통계 전문 사이트 '팬드래프닷컴'의 예측 프로그램인 스티머는 추신수의 타격 지표가 지난 시즌보다 대부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149경기에서 타율 0.276 출루율 0.375 장타율 0.463 22홈런 82타점 94득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43경기 타율 0.263 출루율 0.365 장타율 0.422 18홈런 67타점 87득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5였던 f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는 1.8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텍사스는 비 시즌 동안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외야 요원으로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뛰던 저스틴 루지아노(34)를 영입했으나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루지아노는 1루수로 전향한다. 시즌 전까지 외야에 특별한 영입이 없는 이상 올해도 추신수와 해밀턴, 델리노 드실즈(24)가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크다.

15년 전 미국 땅을 밟은 추신수는 어느덧 베테랑이 됐다. "안 아프고 오래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는 소원대로 추신수는 올 시즌 부상 없이 '냉정한 평가'를 뒤엎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영상] 추신수 신년 특집 ⓒ 편집 스포티비뉴스 송경택

[인포그래픽]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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