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계산이 안 선다. 구위와 별개로 기복이 심한 제구력이 문제다. 

미란다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간 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에 그쳤다. 아웃카운트 7개를 잡는 동안 공 77개를 허비했을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두산은 7-8로 역전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제구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미란다는 이날 공 77개 가운데 볼이 35개로 거의 절반에 이르렀다. 직구와 변화구 나눌 것 없이 전반적으로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미란다의 구위는 높은 점수를 줬다. 왼손 투수가 던지는 시속 150km를 웃도는 빠른 공은 분명 매력이 있었다. 포크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위력을 더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물음표를 계속 안긴 것은 제구였다. 미란다는 지난 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1-0 승리를 이끌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이때도 제구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닝이 지날수록 조금씩 영점을 잡아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구 수는 95개였다.

김 감독은 미란다의 첫 경기를 지켜본 뒤 "구속이나 공 자체는 워낙 좋았다. 제구력이 초반에는 조금 안 좋았는데, (7일 경기는) 어느 정도 제구력도 좋았고 구속도 본인이 가진 구속이 나왔다. 본인이 가진 최고의 피칭을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날은 달랐다. kt 중심 타자들을 만나 계속 볼을 던지면서 공을 허비하고, 볼카운트 싸움에서도 밀리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구위로 이겨내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 감독의 인내심은 2회까지였다. 2-1로 앞선 3회 미란다가 선두타자 알몬테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불펜에 김민규를 대기시켰다. 미란다의 투구 수는 60개를 넘어 가고 있었다. 결국 1사 만루 위기에서 미란다를 내리고, 김민규를 올렸다. 김민규는 박경수를 우익수 뜬공, 심우준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김민규 카드도 오래가지 못했다. 4회 만루 홈런을 얻어맞는 등 6실점(1⅔이닝)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미란다는 개막과 함게 상수가 되는 듯했지만, 또 다시 변수로 남았다. 미란다의 제구 기복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김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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