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IA 이의리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BO리그는 시즌 초반 볼넷에 몸살을 앓고 있다. KBO리그 투수들의 제구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고, 분명 야구 수준 등 예전과 다른 환경도 면밀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9.4%)보다 급등한 올해(11.3%) 볼넷 비율은 확실히 정상적이지 않다.

주심의 존, 국내 캠프의 여파 등 여러 분석이 나오지만 어쨌든 투수들의 손을 떠난 공이 더 많이 볼이 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4월 30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젊은 투수들이 리그에 많이 늘어난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KBO 역사를 대표하는 대투수 중 하나인 이 감독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성장하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나올 수도 있고, 그 선수들이 정착하면 (예전보다) 구위가 좋으니 (리그 투수들의) 질도 좋아질 수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그러면서도 예외적인 선수가 하나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KIA 고졸 신인 이의리(19)다. 이 감독은 “이의리는 좋더라. 타 팀 선수지만 정말 좋더라”고 엄지손가락을 내보였다. 

지난해 신인왕 출신이자 아마추어 시절 이의리를 상대팀으로 지켜본 소형준(20·kt) 또한 박수를 보냈다. 소형준은 “10탈삼진을 잡는 경기를 봤는데 나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고 겸손해 하는 동시에 상대 선수를 치켜세웠다. 소형준이 동년배들이 거의 갖추지 못한 짜임새 있는 커맨드를 주무기로 내세우는 투수라면, 이의리는 2S에서 거침없이 존을 공략하는 강력한 구위를 갖췄다는 점에서 느낌은 조금 다르다.  

실제 타 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의리는 화제에 자주 오른다. 신인답지 않은 투구 덕이다. 좌완이지만 최고 140㎞대 중·후반을 던지는 이의리는 시즌 첫 4번의 등판에서 22⅓이닝을 던지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다. 4월 28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상승세를 이어 갔다. 당분간은 1군 베테랑 타자들도 쉽게 볼 수 없는 기백이다. 

KBO리그에 좋은 1~4년차 젊은 투수들이 많지만 적어도 구위만 놓고 보면 군계일학이라는 평가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수많은 스타들의 성장을 지켜본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구속 이상의 구위”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을 정도다.

윌리엄스 감독도 이의리가 일반적인 단계를 뛰어넘는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미국은 어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가기 전까지 넘어야 할 허들이나 단계가 많다. 반면 KBO리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1군에서 던지는 선수들도 많다”고 비교했다. MLB가 조금 더 차근차근 단계를 밟는다는 의미다. 사실 MLB였다면 이의리는 루키팀에 있을 나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당연히 긴장을 하거나 하는 부분도 있겠고, 투수들이 본인 것을 마스터하는 시간이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항상 예외나 월반은 있는 법. 윌리엄스 감독은 “성공이 더 큰 성공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가 1군에 올라와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나아가서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의리가 그 단계를 밟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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