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세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안일한 모습을 안 보여야 할 것 같다."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31)은 현재 장승현(27)과 선발 출전 시간을 나누고 있다. 박세혁이 지난 4월 중순 안와골절로 이탈해 이달 초까지 2개월 정도 자리를 비운 사이 장승현이 빈자리를 잘 채워주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세혁이 자리를 비운 동안 장승현을 칭찬하는 대신 '주전을 차지하겠다'는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두 선수의 경쟁 구도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박세혁은 자존심이 상할 법한 상황에서도 후배의 성장을 인정하며 경쟁을 받아들였다. 그는 "(양)의지 형(현 NC)이 있을 때 나도 그랬다.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빈자리를 채우려고 열심히 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어느 정도 경기를 뛰면서 경쟁하고, 대표팀에도 다녀오고, 우승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팀이 강해진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2016년 여름, 박세혁은 당시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가 왼쪽 발목 염좌로 이탈했을 때 텅 빈 안방을 채우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세혁이 버틴 19경기에서 두산은 14승5패를 기록했다. 그해 두산은 투타 모두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는데, 박세혁이 양의지의 공백을 완벽히 채워줬기에 흔들리지 않고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박세혁은 5년 전 "내가 당장 주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1군을 목표로 팀에 보탬이 되려 한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면 안 된다고 생각해 열심히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나라도 대충하지 않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는 후배들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자리까지 왔다. 

장승현과 최용제를 향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박세혁은 "내가 없는 동안 좋은 성적을 내고 버텨줘서 고맙다.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만큼 나도 준비를 많이 해서 안일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박세혁은 부상 복귀 후 9경기에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 OPS 1.011, 6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자랑했다. 2군에서 이정훈 타격 코치와 부상 전 타격에서 보였던 문제점을 수정한 효과를 보고 있다. 수비를 할 수 있는 체력도 다 회복했다. 부상 부위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경기에 나서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안구 보호를 위해 고글을 쓰는 게 한 가지 달라진 점이다. 박세혁은 이마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시력은 문제가 없는데, 검은자에 피가 많이 차서 동공을 확대해 둔 상태라 빛 때문에 쓰고 있다. 일반인이든 운동선수든 한번 다치면 정상적으로 100%로 돌아오진 않는다. 안경 쓴 뒤로 방망이가 잘 맞아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웃음). 어느 정도 눈 상태가 괜찮아지면 그때는 벗을 것 같다"고 답했다. 

두산은 19일 현재 시즌 성적 31승29패로 6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LG 트윈스와는 4경기차다. 박세혁은 "지금은 (순위권에서) 떨어져 있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미러클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이제는 나도 힘을 보태서 팀이 올라가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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