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 슈어저 ⓒ 게티이미지 코리아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사이영상 3회 수상자' 맥스 슈어저(37·워싱턴 내셔널스)가 태풍의 눈이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8일(한국시간) "워싱턴은  앞으로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에 슈어저를 트레이드하길 원한다. 슈어저는 트레이드 거부 조항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조율할 시간을 가질 것"이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슈어저 영입을 노리고 있다.


슈어저는 만 37세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7승 4패 105이닝 142탈삼진 평균자책점 2.83으로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현역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한편, 지난 2019년 포스트시즌 3승 0패 30이닝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하면서 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만큼 큰 경기에 강한 투수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지난 2015년 워싱턴과 맺었던 7년 2억 1000만 달러(약 2427억 원)에 달하는 계약이 끝나는 점도, 영입에 따른 재정적인 부담이 덜하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 현재 슈어저 영입에 달려든 MLB 팀만 최소 8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슈어저의 연도별 성적 ⓒ 베이스볼레퍼런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현재까지 슈어저 영입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 팀은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메츠 등이 있다. 

선택은 슈어저에게 달려있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14년 차에 워싱턴에서만 7시즌 동안 활약한 슈어저는 10/5 권리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10/5 권리란 최소 10년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선수가 한 구단에서 5년 이상 머물렀을 때 주어지는 특혜로 이 자격을 갖춘 선수는 30개 구단을 상대로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슈어저 역시 우승을 위해 조건을 충족하는 팀에 한해선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 MLB.com 마크 파인샌드는 "맥스 슈어저가 트레이드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트레이드 거부 조항을 포기하는데 있어서 "서부 연안을 강력히 선호한다"고 밝혔다. 내셔널리그 서부의 상황을 고려했을때 그는 다저스, 자이언츠, 파드리스와의 순위 경쟁에서 차이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마크 파인샌드의 SNS

현재까지 드러난 정보에 따르면 슈어저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NL 서부의 3팀이다. 28일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는 "슈어저는 서부 연안을 강력하게 선호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치열한 지구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는 모두 선발 로테이션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따라서 슈어저의 선택에 따라 NL 서부지구 판도가 바뀔 수 있다.

먼저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 트레버 바우어의 출전금지, 더스틴 메이의 시즌아웃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물론 트레이드 영입 없이 데이빗 프라이스를 다시 선발로 복귀 시키거나, 조슈아 그레이에게 기회를 주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전력 약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한편,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선전은 케빈 가우스먼과 앤서니 데스클라파니를 비롯한 선발 투수들의 깜짝 활약 덕분이지만, 과연 그들이 시즌 끝까지 현재 성적을 유지할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슈어저의 영입은 선발진의 물음표를 지우는 해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샌디에이고 역시 이름값에 비해 선발진의 활약이 미흡한 것은 마찬가지다.

▲ 맥스 슈어저 ⓒ 게티이미지 코리아

하지만 MLB.com의 앤드류 시몬은 가장 적합한 행선지로 전혀 의외의 팀을 지목했다. 바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다. 아메리칸리그(AL) 서부 1위팀 휴스턴과 경기 차가 6게임 차이로 벌어진 가운데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오클랜드로서는 와일드카드 단판전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를 위한 최고의 카드는 슈어저의 영입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오클랜드는 지난 2014시즌 가을을 대비해 보스턴으로부터 '빅게임 피처' 존 레스터를 영입한 바 있다. 비록 와일드카드 단판전에서 믿었던 레스터가 7.1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실패로 돌아갔지만, 레스터의 영입은 아무리 스몰마켓인 오클랜드도 필요에 따라선 FA를 반년 앞둔 고액연봉 투수를 영입할 수 있다는 증거다.

과연 슈어저의 최종 행선지는 어느 팀이 될까?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19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삼두근 통증으로 선발 등판하지 못하고 있던 슈어저는, 그전까지 트레이드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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