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왕 1순위 LA 다저스 코리 시거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2015년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였다. 2012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되면서 이미 많은 기대를 받았던 코레아는 6월에 데뷔해 99경기에서 타율 0.279 22홈런 68타점으로 활약하며 기대에 충족했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신인 가운데 가장 높은 4.6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기록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는 불과 15점 차이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코레아 124점, 린도어 109점)

아메리칸리그에서 유격수가 신인왕을 차지한 것은 2004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바비 크로스비 이후 11년 만이다. 데릭 지터 은퇴 후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가 한 번에 2명이나 등장한 아메리칸리그와는 달리 내셔널리그는 지난해 신인왕 대결을 펼친 3명의 선수가 모두 3루수였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맷 더피, 강정호)

1947년부터 제정된 올해의 신인상은 2년 뒤 1949년부터 리그별 수상자를 선정했다. 지난해까지 아메리칸리그는 칼 립켄 주니어(1982년), 아지 기옌(1985년), 데릭 지터(1996년), 노마 가르시아파라(1997년) 등을 포함 외야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15명의 신인왕을 배출했다. 반면, 내셔널리그는 68명의 수상자 중 유격수 포지션은 2000년 라파엘 퍼칼(애틀랜타, 은퇴), 2006년 핸리 라미레즈(플로리다, 현재 보스턴) 단 2명밖에 없었다.

2016년 내셔널리그는 역대 3번째이자 2006년 라미레즈 이후 10년 만의 유격수 신인왕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 명의 선수가 있다.

- 코리 시거 (LA 다저스 / 1994년 4월 27일 만 21세 / 193cm, 97.5kg)

코리 시거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코레아가 전체 1순위로 지명된 2012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올스타 3루수 카일 시거의 동생인 코리 시거는 빠른 성장세로 2015년 입단 3년 만에 트리플A까지 승격했고 그해 9월 확대 엔트리에 포함되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데뷔 첫 경기부터 2안타 2타점 2득점의 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시거는 27경기에서 타율 0.337 4홈런 17타점의 기록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다저스가 서부지구 1위에 오르며 데뷔 첫해부터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게 되었지만, 5경기 타율 0.188의 부진으로 팀의 디비전시리즈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의 짧고 강렬한 활약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시거는 2016년 시즌 개막 전부터 여러 매체로부터 신인왕 1순위로 꼽히고 있다. 3할 타율과 25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잠재 능력과 큰 체격 때문에 민첩성은 부족하지만 강한 어깨와 부드러운 핸들링으로 단점을 보완하는 수비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 첫 시즌을 맞는 시거는 3안타 경기를 포함해 개막 3연전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1992년부터 1996년까지 5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던 ‘신인왕 양성소’ 다저스는 시거를 통해 20년 만에 신인왕 갈증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 '3G 4홈런' 트레버 스토리 ⓒ Gettyimages

- 트레버 스토리 (콜로라도 로키스 / 1992년 11월 15일 만 23세 / 185cm, 82kg)

이름 그대로 ‘스토리’의 주인공이자 현재 진행형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개막전에서 ‘2억 달러의 사나이’ 잭 그레인키를 홈런 2방으로 무너뜨리며 화려하게 데뷔한 스토리는 두 번째 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7일(한국시간) 패트릭 코빈을 상대로 홈런을 기록하며 개막 3연전 연속 홈런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으로 방점을 찍었다.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2016년 유망주 순위에서 팀 내 유망주 순위는 11위지만, 전체 유망주 순위는 100위 안에 들지 못한 스토리는 다른 많은 유망주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선수였다.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5순위로 콜로라도에 입단했지만 트로이 툴로위츠키라는 팀의 간판스타가 버티고 있는 유격수 자리는 쉽게 넘볼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콜로라도의 상징과도 같던 툴로위츠키가 팀을 떠났고 트레이드로 영입된 호세 레예스는 가정 폭력 혐의로 시범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스토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시범경기 20경기에서 타율 0.340, 6홈런 13타점으로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었고, 단 3경기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다.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20홈런이 가능하다고 평가받은 파워는 시범경기와 개막 3연전을 통해 충분히 증명했다. 여기에 마이너 통산 88%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한 도루 능력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면 신인왕 후보 1순위 코리 시거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이다.

2016년 메이저리그가 개막하고 팀당 2~4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신인왕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러나 내셔널리그에서 단 2명밖에 없었던 ‘유격수 신인왕’ 후보의 등장이기 때문에 어느 시즌보다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대형 유격수 유망주 코레아와 린도어의 등장을 부러워해야만 했던 내셔널리그에도 미래를 이끌어 갈 역대 3번째 ‘유격수 신인왕’이 등장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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