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코디 가브란트(24, 미국)가 토마스 알메이다(24, 브라질)에게 첫 번째 패배를 안겼다.

가브란트가 30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88 메인이벤트에서 알메이다를 1라운드 2분 53초 만에 펀치에 이은 파운딩으로 쓰러뜨리고 KO승했다. 9연승 무패를 달렸다. 여덟 번째 (T)KO승이었다.

가브란트는 10대 때부터 복싱과 레슬링을 배운 준비된 파이터. UFC에서도 3연승하고 있었다. 상대 알메이다는 21전 21승 16KO의 강자. 그러나 가브란트는 "알메이다의 전적은 택시 운전사들을 꺾고 쌓은 부풀려진 전적"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자신감이 넘쳤던 그의 말대로 1라운드부터 가브란트의 공세가 무서웠다. 왼손 훅을 연달아 알메이다의 안면에 맞혔고 옥타곤 중앙을 잡고 압박을 시작했다. 충격을 입은 알메이다는 가드를 바짝 올리고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초반 기세를 내주고 말았다.

가브란트는 침착했다. 알메이다의 오른쪽 눈이 붉게 물들었지만 급하게 달려들지 않았다. 침착하게 압박을 계속할 뿐이었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는 여지없었다. 알메이다의 가드 사이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찔러 넣은 다음, 알메이다가 왼손을 휘두를 때 강력한 오른손 훅을 알메이다의 안면에 터뜨렸다.   

알메이다는 카운터펀치에 관자놀이에 충격을 입고 휘청거리다가 바닥에 누웠다. 별명이 '노 러브(No Love)'인 가브란트는 자비가 없었다. 곧바로 파운딩 연타를 퍼부어 경기를 끝냈다.

생애 처음으로 패배를 경험한 알메이다는 허탈한 표정이었다. 전적은 21승 1패가 됐다. 가브란트는 9연승 무패를 달려 알메이다를 제치고 차세대 밴텀급 챔피언 영순위로 자리 잡았다. 1991년생 동갑 알메이다에게 이긴 가브란트는 "그는 강자다. 언젠가 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브란트는 밴텀급 랭킹 15위 안에 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랭킹으로 들어와 상위 랭커와 경쟁을 시작할 전망이다.

헤난 바라오, 페더급 데뷔전 힘에서 열세…생애 첫 연패

2005년 데뷔한 헤난 바라오(29, 브라질)는 2년 동안 페더급에서 뛰다가 2007년부터 밴텀급을 주 무대로 삼았다. UFC 밴텀급 정상까지 오르면서 32연승했다.

그런데 TJ 딜라쇼에게 타이틀전에서 두 번이나 진 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바라오는 감량 폭이 커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올해 페더급 전향을 결심했다.

바라오는 막강한 공격력의 제레미 스티븐스(30, 미국)와 치른 페더급 데뷔전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스피드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지만 힘에서 스티븐스에게 밀렸다. 페더급 안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바라오는 밴텀급에서 체격이 큰 편에 속하지만 라이트급에서 내려온 스티븐스와 비교할 순 없었다. 바라오는 스피드를 활용해 타격 후 태클을 연결했다. 15분 동안 테이크다운을 13번 시도했다. 그러나 톱 포지션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바라오는 24승 가운데 16KO승이 있는 돌주먹 스티븐스와 정면으로 붙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라운드 스티븐스의 강펀치에 뒷걸음질 쳤다. 오른손 어퍼컷에 고개가 크게 들렸다. 타격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결국 스티븐스의 3-0(29-28,29-28,29-28) 판정승. 1라운드 바라오의 부지런한 움직임에 점수를 내줬지만, 2라운드부터 타격에서 앞서 역전했다.

스티븐스는 전적 25승 12패가 됐다. 지난해 12월 맥스 할로웨이에게 판정패했으나 전 밴텀급 챔피언을 잡고 연패에 빠지지 않았다.

반면 바라오는 생애 첫 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5경기 2승 3패다. 고심 끝에 올라온 페더급에서 힘의 열세를 느끼며 져 다음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멈추지 않는 탱크' 릭 스토리, 1년 7개월 만에 3연승

릭 스토리(31, 미국)는 저돌적이다. 왼손잡이 자세로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 펀치를 던지면서 거리를 좁혀 클린치 싸움을 걸고 펜스에서 테이크다운을 노리는 공격을 상대가 질릴 때까지 반복한다.

2014년 10월 거너 넬슨에게 이기고 부상 때문에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스토리의 경기 스타일은 여전했다.

타렉 사피딘(29, 벨기에)은 킥을 잘 쓰는 노련한 타격가. 테이크다운 방어도 좋다. 붙었다가 떨어질 때 스토리의 목덜미를 노린 하이킥을 찼다. 그런데 스토리가 워낙 밀고 들어오니 하고 싶은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펜스에 등을 진 경우가 많았다.

사피딘은 지쳐 갔지만 스토리는 쌩쌩했다. 전진 또 전진하는 스토리의 공세에 사피딘은 주도권을 빼앗아 오지 못했다. 결국 스토리의 3라운드 종료 3-0(29-28,29-28,30-27) 판정승.

스토리는 1년 7개월 만에 연승을 이어 갔다. 레오나르도 마프라, 거너 넬슨에게 이긴 뒤 사피딘까지 잡아 3연승을 달렸다. 전적은 19승 8패가 됐다. 웰터급 랭킹 10위 사피딘을 끌어내리고 톱 10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거리에서 싸우지 못한 사피딘은 다섯 번째 쓴잔(16승)를 마셨다.

'3연승' 크리스 카모지는 요엘 로메로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크리스 카모지(29, 미국)는 운이 좋은 편이다. 2014년 옥타곤에서 4연패하고 방출됐는데 우연찮은 기회에 1년 만에 UFC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4월 호나우두 자카레와 싸울 예정이던 요엘 로메로가 다쳐 경기에서 빠진 덕분이다. 그의 대타로 들어간 카모지는 UFC와 재계약했다.

자카레가 워낙 강해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기긴 힘들었다. 암바로 졌다. 2013년 5월에 이어 자카레에게 당한 두 번째 패배였다. 하지만 옥타곤으로 돌아온 것이 중요했다. 이후 톰 왓슨과 조 릭스에게 이겨 UFC에서 3년 만에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고 잘 살려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카모지는 타격가 비토 미란다(37, 브라질)를 맞아서 상승세를 이어 갔다. TUF 브라질 시즌 3 준우승자인 미란다는 제이크 콜리어, 클린트 헤스터, 마르셀로 구이마라에스에게 3연속 TKO승을 거두고 있었다. 카모지는 그와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았다. 기회가 오면 테이크다운을 걸었고 톱 포지션에서 미란다를 괴롭혔다.

2라운드 정강이를 쓸어 차듯 다리를 걸어 미란다를 넘어뜨렸고, 3라운드 뒤에서 미란다의 허리를 싸잡고 들었다가 바닥에 눕혔다. 3라운드 중반에 가드 포지션에서 빠져나와 일어난 미란다는 역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펀치를 뻗고 킥을 찼지만 옆으로 빠지는 사우스포 카모지를 잡지 못했다. 카모지의 3-0(30-27,30-27,30-27) 판정승.

카모지는 24승 10패 전적을 쌓았다. UFC에서 일곱 번째 승리였다. 옥타곤 인터뷰에서 "톱 10 랭커들과 이른 시일 안에 싸우고 싶다"고 했다. 미란다는 카모지와 그래플링 공방에서 밀려 2003년 데뷔 후 종합격투기 다섯 번째 고배(12승)를 마셨다.

호르헤 마스비달, 또 1-2 판정패…웰터급에서 1승 후 2연패

호르헤 마스비달(31, 미국)은 UFC 라이트급에서 활동하다가 웰터급으로 올라와 세자르 페레이라에게 KO승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UFC 서울 대회에서 벤 헨더슨에게 1-2 판정패했다. 5라운드 내내 끊임없이 공방을 주고받았던 터라 패배를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

로렌즈 라킨(29, 미국)은 라이트헤비급에서 뛰다가 2012년 스트라이크포스 미들급으로 내려왔지만 2014년 3연패를 포함해 성적이 1승 4패로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내가 너무 자만했다"며 웰터급으로 전향했다. 존 하워드, 산티아고 폰지니비오에게 이겼고 지난 1월 알베르트 투메노프에게 판정패했다.

교차로에서 만난 두 스트라이커는 팽팽한 타격전을 펼쳤다. 옥타곤 중앙을 잡은 건 마스비달이었다. 1라운드에 점수를 뺏긴 라킨은 2라운드에 받아치기로 반격에 나섰다. 이 경기 유일한 테이크다운도 성공했다. 3라운드는 클린치와 테이크다운 싸움이 이어졌다. 마스비달은 길로틴 초크를 걸었고 라킨은 경기 종료 직전 기습적인 백 스핀 엘보를 시도했다.

심판이 난처할 수밖에 없는 박빙의 대결. 누구에게 승리를 줘도 이상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여기서 두 명의 심판이 라킨이 두 라운드를 가져갔다고 판단했다. 라킨은 가까스로 2-1(29-28,28-29,29-28) 판정승하고 밝게 웃었다. 전적은 17승 5패 1무효가 됐다.

1-2 판정으로 2연패에 빠진 마스비달은 결과가 발표되자 크게 아쉬워했다. 전적은 29승 11패가 됐다. 3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패배를 추가했다.

라이트급으로 내려왔지만…버크먼, 펠더에게 판정패 

지난해 옥타곤으로 돌아온 조시 버크먼(36, 미국)은 1무 2패로 저조했다. 2003년부터 웰터급에서만 활동한 그는 올해 큰마음 먹고 라이트급으로 내려와 지난 2월 KJ 눈스에게 판정승했다.

그러나 라이트급에서도 연승하기는 쉽지 않았다. 타격가 폴 펠더(32, 미국)에게 0-3(28-29,28-29,28-29) 판정패했다.

1라운드는 잘 풀었다. 아웃 파이팅으로 싸웠다. 빈틈이 보이면 펀치를 던졌다가 빠졌다. 라운드가 끝나기 전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톱 포지션을 차지했다.

그런데 2라운드부터 펠더의 계속된 타격 압박에 밀렸다. 태권도 선수 출신 펠더의 로킥에 몇 차례 주춤거렸다. 3라운드에선 팔꿈치에 맞아 안면에서 피가 났다. 경기 종료 직전 테이크다운으로 펠더를 눕혔지만 빼앗긴 점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1라운드를 따내고 2·3라운드를 내준 버크먼의 판정패. 브루스 버퍼가 승자를 발표하자 버크먼은 결과를 인정한다는 듯 박수를 쳤다. 전적은 28승 13패 1무효가 됐다.

펠더는 12승 2패 전적을 쌓았다. 지난해 에드손 바르보자와 로스 피어슨에게 연패했지만, 올해 1월 대런 크루익섕크에게 초크 승을 거둔 것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옥타곤 인터뷰에서 "버크먼이 웰터급에서 내려온 선수라 경기 후반 지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UFC 파이트 나이트 88 결과

- 메인 카드

[밴텀급] 토마스 알메이다 vs 코디 가브란트
코디 가브란트 1라운드 2분 53초 펀치-파운딩 KO승

[페더급] 헤난 바라오 vs 제레미 스티븐스
제레미 스티븐스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웰터급] 타렉 사피딘 vs 릭 스토리
릭 스토리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9-28,30-27)

[미들급] 크리스 카모지 vs 비토 미란다
크리스 카모지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7,30-27,30-27)

[웰터급] 호르헤 마스비달 vs 로렌즈 라킨
로렌즈 라킨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8-29,29-28)

[라이트급] 조시 버크먼 vs 폴 펠더
폴 펠더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 언더 카드

[밴텀급] 사라 맥맨 vs 제시카 아이
사라 맥맨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7,30-27,30-27)

[라이트급] 에이블 트루힐로 vs 조던 리날디
에이블 트루힐로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미들급] 제이크 콜리어 vs 알베르토 우다
제이크 콜리어 2라운드 1분 6초 뒤차기-펀치 TKO승

[라이트급] 에릭 코크 vs 셰인 캠벨
에릭 코크 2라운드 3분 2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밴텀급] 알저메인 스털링 vs 브라이언 캐러웨이
브라이언 캐러웨이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29-28,28-29,29-28)

[헤비급] 크리스 델라 로차 vs 아담 밀스테드
아담 밀스테드 2라운드 4분 1초 펀치 T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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