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년 만에 유로 본선에 진출한 헝가리는 16강에서 벨기에와 맞붙는다.


[스포티비뉴스=송영주 해설위원] 헝가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여전히 ‘매직 마자르’란 이름으로 화려했던 과거를 떠올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유로 1972 이후 44년 만에 유로에 등장한 초라한 축구 변방국으로 생각하는 이가 있다. 이전까지 헝가리에 대한 생각이 어떠하든 유로 2016 이후 헝가리에 대한 시선은 만만치 않은 다크호스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헝가리는 유로 2016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헝가리의 활약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헝가리는 유로 1972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이후 유로와 인연을 맺지 못했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유로 2016 예선 F조에서도 북아일랜드와 루마니아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노르웨이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간신히 본선에 진출했다. 이에 더해 유로 2016을 앞두고 펼친 평가전에서 크로아티아, 코트디부아르, 독일 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성적 뿐 아니라 전력과 선수 구성에도 뚜렷한 약점이 있었다. 물론 측면에서 발라스 주자크가 날카로운 돌파와 영양가 높은 골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하고 리차즈 구즈믹스와 아담 랭 등이 버틴 포백은 수비적인 전술 아래서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담 찰라이와 타마스 프리스킨, 크리스티안 네메스, 네마냐 니콜리치 등의 공격수가 있었지만 확실한 해결사는 없었고 공수 연결고리도 마땅치 않았다. 따라서 수비적인 전술 아래서 측면을 통해 단조로운 역습을 추구하는 팀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헝가리는 유로 2016 F조에서 1승 2무로 무패를 기록,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 2-0으로 승리하더니 아이슬란드와 1-1, 포르투갈과 3-3으로 비겼다. 헝가리 무패 행진의 가장 큰 이유는 역사가 만든 라이벌인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전력상 열세에도 2-0으로 승리하며 자신감을 회복, 기세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슬란드전에서 상대 자책골이 터지고, 포르투갈전에서 주자크의 2골이 상대 선수 맞고 굴절되면서 기록되는 등 행운도 따르고 있다. 

성적과 행운은 실력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유로 2016 예선 도중에 팔 다르다이 감독으로부터 헝가리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베른트 스토크 감독은 유로 본선에서 예선과 달리 졸탄 게라를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공수 연결고리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찰라이가 오스트리아전에서 골을 넣으며 해결사 부재라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찰라이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골만을 넣었지만 그는 포르투갈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최전방에서 특유의 드리블과 패스 등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헝가리는 이제 16강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헝가리는 두려울 것도, 잃을 것도 없다. 과거 선배들이 ‘매직 마자르’라는 별칭과 함께 상대를 압도했던 플레이를 재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후 가장 끈끈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16강에서 벨기에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지만, 벨기에가 E조 3경기에서 기복이 심했던 점을 고려할 때 결코 못 넘을 산은 아니다. 헝가리의 약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성적만으로도 44년 만에 재등한 유로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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