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라샤드 에반스는 존 리네커(26, 브라질)와 존 도슨(32, 미국)의 밴텀급 경기를 "오래된 서부영화를 보는 기분일 것"이라며 기대했다.

둘 모두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총잡이들처럼 한 방으로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리네커는 UFC 11경기에서 5번의 (T)KO승을, 도슨은 UFC 9경기에서 5번의 (T)KO승을 따냈다.

그런데 경기는 장기전으로 갔다. 정면에서 펼치는 총싸움이 나오지 않았다. 전진 압박하는 리네커와 아웃 파이트로 카운터 공격 타이밍을 잡으려는 도슨의 맞대결이 25분 동안 계속됐다.

2일(한국 시간) 미국 포틀랜드 모다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6 메인이벤트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본 총잡이는 계속 전진하며 싸운 리네커였다. 2-1(48-47,47-48,48-47)로 판정승했다.

3라운드부터 경기가 뜨거워졌다. 리네커는 추격 속도를 올렸고, 도슨은 정면 대결을 들어갔다가 빠지는 횟수가 올라갔다. 공격 적극성에서 리네커가 앞섰지만 유효타 적중 횟수에선 120-108로 도슨이 앞섰다.

리네커는 도슨의 배를 공격하는 훅을 휘둘렀고, 도슨은 카운터펀치와 킥 그리고 태클로 맞상대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스타일이 다른 두 파이터의 물고 물리는 경기에서 두 명의 심판이 존 리네커에게 점수를 더 줬다.

리네커는 6연승을 달렸다. 플라이급에서 밴텀급으로 올라온 뒤 4연승 했다. 통산 전적 29승 7패가 됐다. 밴텀급 랭킹 3위로, TJ 딜라쇼(1위)와 하파엘 아순사오(2위)만 제치면 타이틀 도전권을 차지할 수 있다. 리네커는 "이제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와 만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소리쳤다.

물론 먼저 계체를 문제없이 통과해야 한다. 플라이급에서 4번 계체를 통과하지 못하고 이번 밴텀급 경기를 앞두고서도 한계 체중을 맞추지 못했다. 상습적인 계체 실패가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인 도슨은 아쉽게 판정패하고 18승 8패가 됐다.

윌 브룩스 9연승 끊겨…TKO패 후 올리베이라와 신경전

전 벨라토르 라이트급 챔피언 윌 브룩스(29, 미국)는 대회 전날 계체에서 알렉스 올리베이라(28, 브라질)를 바라보고 파이팅 포즈를 취하지 않았다. 올리베이라가 라이트급 한계 체중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답지 않다"며 그를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올리베이라는 원래 웰터급 파이터다. 라이트급 선수와 비교하면 체격이 훨씬 큰데, 여기에 몸무게 우위까지 가져가면 브룩스가 크게 불리해질 게 분명했다.

예상대로였다. 클린치 힘 싸움에서 브룩스는 펜스에 몰렸다. 올리베이라는 브룩스를 밀어붙어 구석에 가둬 놓았다. 계속 테이크다운도 노렸다.

브룩스는 세계 2위 단체 벨라토르 라이트급 정상을 차지한 강자다. 마이클 챈들러를 두 번 이겼고, 타이틀 2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9연승하고 있는 올라운드 파이터였다. 힘에선 밀렸지만, 기술에선 밀리지 않았다. 2라운드 백 포지션에 두 번이나 매달려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노렸다.

그런데 브룩스는 2라운드가 끝나고 코너로 돌아갈 때 옆구리에 부상이 있는지 고통스러워 했다. 3라운드에서 올리베이라가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톱 포지션으로 올라가 압박하자 브룩스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찡그렸다.

결국 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3분 30초, 올리베이라의 파운딩 연타를 속수무책 맞다가 레프리 스톱 TKO패 했다.

경기는 끝났지만 싸움은 계속됐다. 올리베이라가 승리하고 브룩스를 약 올리는 제스처를 취하자 브룩스는 화가 난 듯 마우스피스를 던졌다. 신경전을 펼치다가 경기가 끝나면 악수하는 다른 경기들과 달랐다.

브룩스는 연승이 끊겼고, UFC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올리베이라는 16승 1무 3패 1무효가 됐다.

올리베이라는 "생애 처음 계체를 통과하지 못했다. 미안한 일이지만 브룩스가 날 모욕할 정도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슈아 버크먼, 돌아온 UFC에서 5번째 패배…방출 위기

조슈아 버크먼(36, 미국)은 지난해 1월 UFC로 돌아왔다. 6년 3개월 만이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웰터급에서 2패 1무효 전적을 쌓고 라이트급으로 내려와 한 번 이기고 한 번 졌다. 다시 방출될 수 있는 위기.

부상한 바비 그린의 대체 선수로 UFC 신인 잭 오토(29, 미국)가 맞은편에 서게 됐으니 버크먼이 다시 승리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오토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오토는 로킥으로 버크먼의 허벅지를 벌겋게 만들었고 타격전에서 정타를 쉽게 맞지 않았다. 틈틈이 태클을 쳐 버크먼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3라운드, 테이크다운을 먼저 허용했지만 경기 종료 10초 전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점수를 만회했다. 유효타 적중 횟수 65-47로 앞섰다.

오토의 2-1(29-28,28-29,29-28) 판정승. 옥타곤 데뷔전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총 전적은 14승 3패가 됐고, 5연승을 달렸다.

버크먼은 또 패배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통산 28승 14패 1무효가 됐고, 돌아온 UFC에서 5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TUF 탈락한 게 전화위복…'뉴 페이스' 모레노, 4연승하던 스몰카 잡아 

플라이급 루이스 스몰카(25, 미국)는 페더급 맥스 할로웨이와 함께 하와이를 대표하는 파이터로 성장하고 있다. 옥타곤 4연승으로 UFC 플라이급 랭킹 9위에 올라 있다.

원래 상대는 앤서티 페티스의 동생 서지오 페티스였다. 대회 10일 전 페티스의 부상으로 브랜든 모레노(22, 멕시코)가 대체 선수로 들어왔다.

모레노는 지금 미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TUF 24의 참가자다. TUF 24에서는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에게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두고 전 세계 중소 단체 플라이급 챔피언 16명이 녹다운 스테이지 방식(토너먼트)으로 싸우고 있다. 모레노는 16번 시드를 받아 1번 시드를 받은 알렉산더 판토자에게 16강전에서 져 탈락했다.

스몰카의 우세가 예상된 한판. 그런데 스몰카가 모레노를 너무 쉽게 봤다. 아웃 사이드 싱글 레그 테이크다운을 들어가다가 길로틴 초크에 잡혔다. 빠져나오려고 애를 썼지만, 모레노는 더 깊게 초크를 잠궜다. 모레노의 1라운드 2분 34초 서브미션 승.

모레노에게 TUF 24에서 탈락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모레노는 대체 선수로 UFC 첫 경기를 가질 기회를 얻어 대회 메인 카드에서 플라이급 랭커를 잡았다. 전적 12승 3패가 됐다.

스몰카는 생애 두 번째 쓴잔(11승)을 마셨다.

UFC 파이트 나이트 96 결과

- 메인 카드

[136.5파운드 계약 체중] 존 리네커 vs 존 도슨
존 리네커 5R 종료 2-1 판정승(48-47,47-48,48-47)

[161.5파운드 계약 체중] 윌 브룩스 vs 알렉스 올리베이라
알렉스 올리베이라 3R 3분 30초 파운딩 TKO승

[웰터급] 조슈아 버크먼 vs 잭 오토
조슈아 버크먼 3R 종료 2-1 판정승(29-28,28-29,29-28)

[플라이급] 루이스 스몰카 vs 브랜든 모레노
브랜드 모레노 1R 2분 23초 길로틴초크 서브미션승

- 언더 카드

[라이트헤비급] 루이스 엔리케 다 실바 vs 요아킴 크리스텐센
루이스 엔리커 1R 4분 43초 암바 서브미션승

[148.5파운드 계약 체중] 하크란 디아스 vs 안드레 필리
안드레 필리 3R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헤비급] 샤밀 압두라키모프 vs 월트 해리스
샤밀 압두라키모프 3R 종료 2-1 판정승(28-29,29-28,29-28)

[웰터급] 나카무라 게이타로 vs 엘리제우 잘레스키 도스 산토스
엘리베우 잘레스키 3R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미들급] 네이트 마쿼트 vs 탐단 맥크로리
네이크 마쿼트 2R 4분 44초 하이킥 KO승

[라이트헤비급] 조나단 윌슨 vs 이온 쿠텔라바
이온 쿠텔라바 3R 종료 3-0 판정승(30-27,30-27,30-27)

[헤비급] 코디 이스트 vs 커티스 블레이즈
커티스 블레이즈 2R 2분 2초 팔꿈치 TKO승

[여성 밴텀급] 켈리 파숄츠 vs 케틀린 비에이라
케틀린 비에이라 3R 종료 2-1 판정승(28-29,29-28,29-28)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