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시카고 컵스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연속으로 차지한 마지막 팀은 뉴욕 양키스다. 양키스는 이른바 '코어 4'로 불리는 데릭 지터, 호르헤 포사다, 마리아노 리베라, 앤디 페티트를 앞세워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2016년 우승 팀 컵스는 MVP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비롯해 앤서니 리조, 애디슨 러셀 등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돼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달려나가고 있다.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과 중견수 덱스터 파울러가 떠났지만 발 빠른 대처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웨이드 데이비스, 우에하라 고지를 영입하면서 뒷문을 튼튼하게 세웠고 파울러가 떠나기 전 이미 FA 외야수 존 제이와 계약을 맺으며 전력 공백에 대비했다.  

컵스는 여전히 강력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2년 연속 우승'은 쉽게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경쟁 팀들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토브리그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과 달리 컵스는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투자'보다 '안정'을 택한 컵스는 3가지 불안 요소를 안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리드오프'의 부재 

지난 2시즌 동안 1번 타자를 맡았던 덱스터 파울러는 라이벌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5년 계약을 맺었다. 컵스는 중견수 자리에 앨버트 알모라 주니어와 FA로 영입한 존 제이를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두 선수는 리드오프로 활용하기에 뭔가 부족하다. 제이는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주로 1번 타자로 뛰며 0.291의 좋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출루율은 0.339로 아쉬웠다. 78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19개 밖에 골라 내지 못했다. 알모라 주니어는 지난해 데뷔한 신인으로 47경기에서 출루율 0.308를 기록했고 마이너리그 통산 출루율도 0.322에 불과하다.  

조 매든 감독은 출루 능력이 뛰어난 벤 조브리스트와 카일 슈와버를 리드오프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 조브리스트는 지난 시즌 팀 내에서 파울러(0.393) 다음으로 높은 출루율(0.386)을 기록했다. 예전에 비해 도루 능력은 떨어졌지만 타석에서 볼을 골라 내는 능력만큼은 뛰어나다. 

슈와버는 데뷔 시즌인 201569경기에서 0.355의 괜찮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뒤늦게 복귀해 출전한 월드시리즈(5경기)에서는 0.500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마지막 2경기(6, 7차전)2번 타자로 나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 줬다. 매든 감독은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리드오프 적임자를 찾을 것이다.

  

- 5선발을 찾아라  

컵스는 2016년 내셔널리그(NL)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2.96)을 기록한 선발진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존 레스터-카일 헨드릭스-제이크 아리에타-제이슨 해멀-존 래키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은 모두 11승 이상을 기록했다 

2017년 역시 레스터-헨드릭스-아리에타-래키로 이어지는 4선발까지는 안정적이다. 다만 15승을 책임졌던 해멀이 FA로 풀리면서 선발진의 한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5선발 후보로 가장 유력한 선수는 마이크 몽고메리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로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이적해 온 몽고메리는 컵스 유니폼을 입고 17경기 11패 평균자책점 2.82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2시즌 통산 65경기 가운데 선발투수로 나선 23경기에서 57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다소 좋지 않았다는 점이 불안하다.

2016년 컵스는 비교적 선발투수들이 건강하게 제 몫을 했는데도 11명의 투수가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컵스는 선발진의 깊이를 더 할 수 있는 롭 자스트리즈니, 제이크 뷰캐넌, 애런 브룩스, 세스 프랭코프 등 트리플 A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많은 유망주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잡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컵스의 다섯 번째 선발투수는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 주전 포수는 누가? 

2017년 주전 포수를 맡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지난해 6월 빅리그에 데뷔한 윌슨 콘트레라스다. 콘트레라스는 76경기에서 타율 0.282 12홈런 35타점 OPS 0.845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치렀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월드시리즈 7경기 가운데 5경기를 선발로 출전하며 주전 포수로서 입지를 굳혔다.  

빅리그 통산 1,105경기를 뛴 몬테로는 기량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몬테로는 지난해 타율 0.216를 기록하며 2006년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콘트레라스는 베테랑 포수 미겔 몬테로보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타격을 갖췄지만 투수를 리드하는 경험은 아직 부족하다. 빅리그 11시즌을 뛰면서 주전 포수가 익숙했던 몬테로가 이제 2번째 시즌을 맞는 콘트레라스에게 밀려 백업 포수 노릇을 맡게 되는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일 것인지도 문제다. 뿐만 아니라 컵스는 데이비드 로스가 2016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면서 에이스 레스터와 호흡을 맞출 포수를 찾아야 하는 고민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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