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군산 KCC전에서 왼쪽 골반을 다친 서울 SK 나이츠 변기훈 ⓒ KBL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골반을 다쳤다. 시즌 아웃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회복세를 알렸던 변기훈(28, 서울 SK 나이츠)이 2017년 첫 경기에서 부상 악령과 마주했다. 2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던 SK는 이상적인 코트 밸런스를 보이지 못하며 '4쿼터 한 고비'를 넘는 데 실패했다.

변기훈은 3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 농구 전주 KCC 이지스와 원정 경기서 선발 출전했다. 김선형과 함께 가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시작 23초 만에 장거리 3점슛을 터트렸다. 최근 2경기 평균 20점에 가까운 득점력을 자랑했다. 3경기째 뜨거운 감각을 유지하는 듯했다. 그러나 약 20초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매치업 상대인 김지후의 패스를 막는 과정에서 왼쪽 골반을 크게 다쳤다.

51초 만이었다. 점프 볼이 이뤄진 지 1분도 안돼 부상 악령이 변기훈을 삼켰다. KCC 빅맨 주태수에게 가는 패스를 막기 위해 뛰어올랐다. 이때 중심을 잃었다. 왼쪽 다리로만 착지하면서 순간적으로 하중이 허리 쪽으로 쏠렸다. 골반을 크게 다쳤다. 문경은 감독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시즌 아웃이 염려될 정도"라며 팀 내 최고 슈터 부재를 걱정했다.

2연승 핵심이었다. 변기훈은 지난해 마지막 2경기에서 평균 19점을 쓸어 담았다. 팀이 안양 KGC 인삼공사,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등 굵직한 대어를 연이어 잡는 데 한몫했다. 이 기간 외곽슛 성공률이 40%를 넘었다. KBL 대표 슈터다운 경기력으로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SK 외곽을 책임졌다. 새 얼굴 제임스 싱글턴의 스크린 어시스트를 가장 잘 활용하는 선수로 평가 받았다.

'손맛'을 보기 시작할 무렵 부상해 더 뼈아프다. 변기훈은 3라운드 첫 5경기에서 평균 3.2점에 머물렀다. 슬럼프였다. 지난달 18일 원주 동부전부터 25일 서울 삼성전까지 3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지난 뒤 뜨거운 손끝을 뽐냈다. 3일 경기 팀의 첫 야투도 그의 몫이었다. 코트 오른쪽 45도에서 장거리 3점슛을 꽂았다. 수비수와 간격이 상당했지만 기습적인 슛 릴리스를 펼쳤다. KCC 안방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즌 초와 3라운드 침묵을 깨고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듯했지만 부상 암초를 만났다.

변기훈이 쓰러진 뒤 SK 코트 밸런스에 균열이 생겼다. 싱글턴이 외곽에서 슛을 던지기 시작했다. 3쿼터까지 5개를 던졌다. 한국 무대 데뷔 뒤 가장 외곽슛 시도 수를 기록했다. KBL 첫 4경기에서 평균 2.2개를 던졌던 점을 고려하면 확실히 늘었다. 2점슛 시도는 가장 적은 6개에 그쳤다. 외곽 비중을 낮추고 안쪽에서 풍부한 움직임을 보였던 싱글턴이 바깥에서 공격을 풀어가자 SK 내·외곽 밸런스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SK가 6연패 뒤 2연승을 달리는 데에는 싱글턴의 리더십과 스크린이 큰 몫을 맡았다. 싱글턴은 한 포제션에서도 하이 포스트와 로 포스트를 두루 오가며 바지런히 스크린을 걸고 볼 흐름 가교 노릇을 수행했다. 동료 가드가 볼 없는 움직임을 펼칠 때 보이지 않게 힘을 보탰다. 심판 콜이 불릴 때마다 끊임없이 선수를 불러모아 독려했다.

골 밑에서 존재감도 눈부셨다. 3일 경기 전까지 2점슛 성공률 52.6%를 거뒀다. 데뷔전을 제외하고 경기마다 더블 더블을 챙겼다. 림 가까이서 확률 높은 포스트업을 수확할 수 있는 빅맨이 합류하면서 SK는 선택지 하나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내·외곽 균형이 이뤄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변기훈이 코트를 빠져나간 뒤 이 같은 고무적인 흐름이 사라졌다. 테리코 화이트의 빼어난 슛 감각과 김선형의 후반 연속 돌파도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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