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는 스토리는 단조롭지만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슈트를 벗어 던진 현빈을 필두로 펼치는 화려한 액션에 양념처럼 유해진의 유쾌한 입담이 뿌려졌다. 현빈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림철령의 캐릭터를 위해 액션에 공을 들였고, 유해진은 액션의 피로도가 쌓일 때쯤 유쾌한 입담으로 긴장감을 풀어준다.

'공조'는 '스파이' '국제시장' '히말라야' 등 JK 필름이 제작해 온 영화의 특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가족애를 중시하며, 적당히 상업적인(혹은 대중적이라고 부르는 그것) 신이 이어져, 어른부터 아이까지 다양한 세대가 즐기기 어렵지 않은 작품이다. 여기에 양념처럼 뿌려진 코미디는 오락 영화의 요소를 살리면서도, 코미디가 아닌 액션 영화라는 장르적 부분을 파괴하지 않을 만큼 적당하다.

시작부터 몰아치는 총격전이나, 현빈의 도심 추격전 등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을 만큼 빠르게 몰아친다. 특히 현빈은 이번 작품을 위해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고, 촬영 전부터 북한의 주체격술과 러시아의 시스테마 무슬을 기초부터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에는 이런 현빈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겼으며, 액션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매력적인 조연들의 활약도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남한으로 숨어든 범죄 조식의 리더 차기성 역으로 첫 악역에 도전한 김주혁은 지금까지의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버렸다. 감정이 없는 듯한 비어 있는 눈빛과 냉소적인 미소는 차기성을 더욱 차가운 인물로 만들었다.

또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진태 아내 박소연 역의 장영남과 진태의 백수 처제로 직업도 돈도 스펙도 없지만 외모에 대한 자부심 하나로 당당하게 얹혀 사는 박민영 역을 맡은 임윤아도 자신의 롤을 정확하게 해냈다. 특히 '공조'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임윤아의 욕심을 버린 사랑스러운 푼수 연기는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하지만 초반과 중반에 몰아치는 액션에 비해 후반부는 조금 단조롭고 지루한 느낌을 떨쳐내기 어렵다. 상황이 종료된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액션과 스토리는 관객들을 지치게 만드는 요소다.

'공조'는 설 연휴 가족과 함께 가볍게 즐길만한 오락영화다. 남북 공조 수사라는 소재를 유쾌하고 가볍게 풀어내 부담이 없다. 큰 의미를 찾지 않고,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오는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