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대명이 '마음의 소리' 출연 목적을 달성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공|프레인TPC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마음의 소리'는 딱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임한 작품이에요. 시청자 분들이 작품을 보는 동안에는 마음 편히 웃었으면 좋겠다는 목적이요. 결과적으로 의도를 알아준 것 같아 만족해요."

배우 김대명(37)은 조준, 그 자체였다. 유쾌한 농담을 건네는 그의 모습은 지난 6일 종영한 KBS2 시트콤 ‘마음의 소리’에서 맡았던 엉뚱하면서도 밝은 캐릭터 조준과 맞닿아 있었다. 김대명은 최근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나와 함께 있을 때 불편해 하면 미안하더라. 그래서 농담하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는 편이다"며 웃었다.

'마음의 소리'는 네이버에서 10년 간 연재된 만화가 조석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레전드 편들을 모아 각색한 시트콤으로, 조석(이광수 분)과 가족들의 엉뚱하고 코믹한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김대명은 조석의 형이자 보통 사람들과는 어딘가 다른, 독특하고 밝은 캐릭터 조준 역을 맡았다. 김대명은 조준 역을 찰떡같이 소화하며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다는 호평을 얻었다. 그는 조준과의 공통점에 대해 "엉뚱한 점이 닮았다"고 말했다.

"조준의 캐릭터 설정 중에 카사노바는 나와 안 어울리고, 엉뚱한 점이 비슷해요. 조준은 엉뚱하지만 바보는 아니에요. 주위 친구들 중에 순진하면서 특이한 사람들 있잖아요? 조준은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이에요. 항상 고민하는 거지만, 캐릭터는 현실이라는 바닥에 딱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떠있는 캐릭터가 되지 않게, 현실과 맞닿아 있게 캐릭터 설정을 하려 노력해요."

지상파 버전으로 방송되기 전, '마음의 소리'는 웹드라마 형식으로 네이버 TV캐스트에 먼저 공개됐다. 총 15분 길이로 매주 월, 목요일 오전 6시에 공개된 '마음의 소리'는 조회수 3700만 뷰(11일 오후 2시 기준)를 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네이버와 동시에 공개된 중국 소후닷컴에서는 한한령을 뚫고 1억 뷰라는 대기록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김대명은 "수치는 나에게 1순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조회수도, 중국 반응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런 수치는 저한테 1순위가 아니었어요. 제 목적은 보는 분들이 마음 편히 웃게 하는데 있었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부터 하병훈 PD님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자주 했죠.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많이 봤어요. 제 연기가 과하진 않았나, 웃음이 부족하진 않나 걱정했거든요. 다행히 좋은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월요병이 없어졌다'는 댓글이 제일 좋았어요."

시트콤 특성상, '마음의 소리' 배우들은 코미디 연기에 방점을 찍어야 했다. 하지만 코미디 연기는 너무 과하거나 캐릭터 해석을 잘못하면 비호감으로 비춰질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존재했다. 김대명 역시 이 부분을 가장 걱정했다. 그는 "망가지거나, 나시에 파란색 속옷을 입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과하게 연기하거나 자칫 잘못 해석하면 내 캐릭터가 비호감이 될까 그 부분이 걱정됐다. 그렇게 되면 조준이라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힘들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대명은 코미디 연기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정극, 악역 등 모든 연기가 아직은 어렵지만 코미디 연기가 특히 더 어려웠던 이유는 "감정을 컨트롤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미디 연기는 감정 컨트롤을 해야 하는 점이 가장 어려웠어요. 그날 컨디션이 안 좋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그 감정을 지우고 남을 웃기려 노력해야 해야 하는데 어마어마한 일 같아요. ‘마음의 소리’ 하면서 예능인, 코미디언 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 김대명은 촬영을 하며 '마음의 소리' 출연 배우들과 '가족'이 돼 갔다고 했다. 제공|프레인TPC

유쾌한 시트콤답게 촬영 현장도 웃음 넘치는 밝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2~3개월동안 촬영하면서 배우들은 진짜 가족이 돼갔다. 김대명은 즐거웠던 '마음의 소리' 촬영장 분위기를 회상하며 "현장을 가며 스트레스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밝은 현장 분위기가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부모님으로 출연하신 김병옥, 김미경 두 선배님과 이광수, 정소민 등 출연진 모두 편했어요. 특히 김병옥 선배님이 분위기 메이커셨어요. 현장 갈 때마다 다 내려놓고 ‘오늘도 재밌게 하자’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김대명은 동생으로 출연한 이광수와 작품 이야기를 주로 많이 나눴다고 했다. 가족 시트콤은 혼자 힘으로 만드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합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두 사람은 어떻게 시너지를 내야 할까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덕분에 김대명은 이광수와 지금도 가깝게 지내는 사이로 남았다. 이처럼 어느 드라마보다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들이기에, 김대명은 5부작으로 끝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20부작이라 여기고 촬영했는데, 막상 결과물을 보니 5부작이더라고요. 특별판 방송 소식을 듣고 PD님께 '5회 하고 특별판 방송하는게 괜찮은거냐'고 묻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마음의 소리'로 동심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해요. 20대 분들은 그래도 저를 많이 아는 편인데, 어린 친구들은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요즘에 저를 보고 꼬마들이 '조준이다'하고 알아보고 사진도 요청하더라고요. 물론 존칭은 쓰지 않지만(웃음).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좋아요."

2006년 연극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로 데뷔한 김대명은 올해 11년차 배우가 됐다. 하지만 그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tvN 드라마 '미생'(2014)이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참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가 잘됐다는 생각은 없어요. 다른 의미로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막연하게 영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내 이름을 알고 얼굴을 알게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거든요. 걸어온 거리는 얼마 안되겠지만, 이만큼 온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에요."

지난 한 해, 촬영을 마친 작품들이 연이어 공개되며 숨 가쁘게 달린 김대명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행보를 이어간다. 촬영을 마친 영화 '해빙'이 봄에 개봉할 예정이고, 이달 말부터는 영화 '골든 슬럼버' 촬영에 몰두할 예정이다. 바쁜 일정 가운데,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김대명은 "사람들에게 편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사람들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해요. 내 친구의 친구 같은 배우로, 그렇게 오래 지내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 노력하는 편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스스로가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사람, 누군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작년 한해 삶이 좀 퍽퍽했잖아요? 그런데 '마음의 소리'를 보는 동안 즐거웠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감사하더라고요. 저는 제 자리에서 더 열심히 하려고요. 올 한해 모두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 행복에 제가 도움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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