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전 최약체로 평가받던 '오 마이 금비'가 착한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제공|KBS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오 마이 금비'가 수목드라마 대전에서 예상을 벗어난 선전과 영향력을 행사하며 착한 드라마의 힘을 보여줬다.

KBS2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극본 전호성, 연출 김영조)는 아동치매의 일종인 '니만-피크'에 걸린 열 살 유금비(허정은 분)와 그를 돌보며 얼치기 사기꾼에서 진정한 아빠로 성장해가는 모휘철(오지호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11월 16일 첫 방송된 '오 마이 금비'는 같은날 동시간대 시작하게 된 전지현 이민호 주연의 SBS '푸른 바다의 전설', 남주혁 이성경 주연의 MBC '역도요정 김복주'와 맞붙어야 했다. 치열한 수목대전에서 아역 배우 허정은을 타이틀롤로 앞세운 '오 마이 금비'는 방송 전 최약체로 분류되며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오 마이 금비'는 슬픔이 예고된 소재임에도, 유쾌하고 경쾌한 톤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다. '오 마이 금비'는 아픈 딸과 그를 돌보는 아빠의 이야기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열 살 유금비는 철부지 모휘철 뿐만 아니라, 주변에 얽히는 모든 어른들에게 멘토이자 힐링 천사가 돼줬다.

한류배우와 스타작가를 앞세운 경쟁 프로그램과는 시청률 면에서 다소 불리했지만, 작품성만큼은 밀리지 않았다. 덕분에 지난 16일 첫 방송에서 5.9%(닐슨, 전국 기준)으로 시작한 시청률은 소수점 차이지만 조금씩 상승세를 타 7%대까지 올랐고, 허정은의 열연 등이 입소문으로 퍼져 화제성도 상승했다.

▲ '오 마이 금비'는 허정은을 통해 어른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만들었다. 제공|오 마이 금비 문전사, 로고스필름

'오 마이 금비'는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상처받고 때를 뒤집어쓴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어두워진 마음을 밝고 선한 곳으로 끄집어냈다. 이 과정에서 유금비로 인해 모휘철을 비롯해 어린 아이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고강희(박진희 분), 유년시절 강한 규제로 삐뚤어진 유주영(오윤아 분), 일련의 사건으로 악한 마음을 가지게 된 차치수(이지훈 분) 등이 순수함을 되찾고 착한 마음을 되찾게 됐으며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웰다잉'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극중 금비는 관 속에 들어가 죽음에 대해 간접 체험을 하는데, 여기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다시 한 번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죽는다는 것이 꼭 나쁘다는 것만은 아님을 시사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는 열 살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던 금비가 17살 여고생이 될 때까지 살아 있게 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넘어선 모습으로 마무리돼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오 마이 금비'는 뻔한 신파극을 넘어서 금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앞서 최약체로 평가받던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강한 인상과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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