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도요정 김복주' 경수진.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배우 경수진(29)은 참 예뻤다. 커다란 눈망울, 상큼한 미소. 하지만 연기에 대해 말할 때는 한없이 진지했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경수진은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극본 양희승 김수진, 연출 오현종 남성우)에서 리듬체조 선수 송시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니아층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경수진은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1,2회 시청률이 낮았지만 감독님이나 작가님, 그리고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잘 짜인 대본이었고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사랑받는 드라마로 남았다”며 ‘역도요정 김복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경수진에게 ‘역도요정 김복주’는 쉬운 드라마는 아니었다. 준비과정부터 어려웠다. 리듬체조 유망주 송시호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부담감이 컸다”는 경수진은 아침, 저녁 하루에 7시간씩 운동을 했다. 그는 “유산소 운동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PT도 했다. 헬스장에 아침 저녁으로 가니까 ‘태릉 경수촌’이라고 하더라”며 웃음 지었다.

“운동도 그렇고 이렇게까지 해본 적이 없어요. 식단도 준비해서 먹었죠.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먹었어요. 닭가슴살만 먹기 힘들어서 오징어 두부 콩 계란도 먹었어요. 촬영할 때 체조복을 맞춰서 입었는데 점점 커지더라고요. 신체 사이즈가 전체적으로 2인치씩 줄었어요. 그렇게 줄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죠.”

▲ '역도요정 김복주' 경수진. 사진|한희재 기자
운동에 식단까지 최대한 신경을 쓴 경수진은 리듬체조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두 달의 준비 기간 동안 최선을 다했다. 경수진은 “긴 시간은 아니다. 최대한 준비를 해야 해서 빨리 시작했다. 체조 동작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직접 했다”고 말했다. 물론 고난이도 동작은 대역이 했다. 하지만 경수진은 많은 부분 직접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편집과 대역의 도움이 컸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수진은 “편집이 잘 살려줬다. 제가 한 것처럼 멋있게 나왔다. 대역들이 많이 수고해줬다. 제 인스타그램으로 팬들이 직접 했느냐고 묻는 글이 댓글로 달리기도 했다.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다”며 “이 작품에 임하기 전에 몸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는데 댓글을 보면서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경수진은 극중 대회에서 리본을 던지고 모든 걸 내려놓는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극중 정준형(남주혁 역)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 송시호는 비호감 캐릭터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신을 통해 ‘정의로운 캐릭터’로 거듭났다. 그는 “갑자기 호감 캐릭터가 됐다. 사람들 반응이 바뀌더라. 작가님이 멋있게 마지막을 장식해줬다”며 “그 신은 시호 캐릭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신이었다. 시호가 나쁜 애는 아니다. 이유 없는 악녀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경수진은 “이성경과 남주혁의 러브라인에 끼인 돌 같은 존재였지만 큰 상처는 받지 않았다”면서도 “두 사람이 알콩달콩하는 장면이 부럽고 귀여웠다. 시호가 준형이에게 집착했던 건 위로 받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동생도 집을 나간다. 친구도 없고 코치도 의지할 수 없고 준형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시호에겐 준형이 밖에 없었다. 준형이와 어땠을까 생각해 보면 그냥 애인관계가 아니라 그 이상이었을 거다. 보호자이고 가족 같았기에  위로 받고 싶은 상대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장 분위기는 좋았어요. 친구들 같았죠. (이)성경이하고 편하게 대했어요. 극중에선 라이벌로 나오지만 촬영할 때는 친구처럼 지냈죠. 정말 다재다능한 친구예요. 촬영장에서 노래도 불렀는데 잘 불러서 뮤지컬을 해보라고 했죠. (남)주혁이는 장난기도 많고 연기에 진지하고 욕심도 많고 그래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스태프도 20대가 많고, 감독님도 청춘드라마를 많이 연출해서 항상 젊은 마인드로 대해주셨어요.”

▲ '역도요정 김복주' 경수진. 사진|한희재 기자
경수진은 체력적인 것보다 감정신을 연기하는 게 힘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슬픔을 유지해야 되니까 힘들었다. 그냥 사라지는 감정들이 아니었다. 생각도 그렇고 예민해졌던 것 같다. 캐릭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새벽에 나와서 다음 날 새벽에 촬영이 끝나는 경우도 있어서 몰입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병원신에서 감정을 쏟아내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그 후엔 조금 더 편하게 촬영에 임했다.

무엇보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경수진에게 남다른 작품이 됐다. 경수진은 “리듬체조를 하면서 현역 친구들과 훈련을 했다. 그 친구들은 때로는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든 훈련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과거를 반성했고, 열심히 살게 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드라마가 끝난 후 피아노, 신문 구독, 책 읽기, 마라톤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고 싶다는 경수진. 이런 취미 생활이 연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로맨틱 코미디로 상큼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경수진은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나를 채우고 싶어요. 큰 그림이요? 오래 연기해서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거죠. 늙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30대의 큰 계획은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는 노련미 있는, 또 섹시함이 뿜어져 나오는 포스 있는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해요.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경수진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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