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랑'을 통해 2017년을 좋은 기운으로 시작하게 됐다는 조윤우. 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지난해는 오디션부터 촬영까지 ‘화랑’에만 오롯이 집중했어요. 아쉽게 지나간 감이 있죠. 그래도 2017년을 위한 예열기였다고 생각해요. 시작을 좋은 기운으로 했으니까, 올해는 다양하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배우 조윤우(26)는 KBS2 월화드라마 '화랑' 속 여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여울 캐릭터를 벗기 위해 일부러 운동으로 살을 찌웠다는 그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함을 가진 배우였다. 조윤우는 최근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나와 다르다보니 '화랑' 속 여울이 어색하더라"며 웃었다.

"'화랑'이 사전제작 드라마여서 작년 9월에 모든 촬영이 끝났어요. 평소 제가 말하는 톤과, '화랑' 속 여울의 톤이 다르다보니 모니터링할 때 어색하더라고요.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화랑'은 1500년 전 신라 수도 서라벌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 이야기를 담은 퓨전 사극이다. 조윤우는 극중 신비롭고 여성스러움을 가진 여울 역으로 3회부터 등장했다. 여울은 거친 남자들 사이에서 새침한 표정을 짓고, 부드러우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독설을 날리는 인물이다. 조윤우 본인과 정반대 지점에 서있는 인물이다 보니 여울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역할보다 노력해야 했다.

"윤성식 PD님이 여울에 대해 애착이 강하셨어요. 제 생각보다 더 세게 가길 원하셨고, 화랑도 안에 남색을 표현하려 하셨어요.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 준비를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했어요. 드라마가 사전제작이라 준비기간이 길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죠. (박)서준이 형이 영화 '대니쉬 걸'을 추천해줬는데, 덕분에 제스처나 표정을 배울 수 있었어요."

▲ 조윤우는 '화랑'을 통해 인지도 뿐만 아니라 소중한 동료들도 얻었다. 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조윤우는 '화랑'에 함께 출연한 박서준, 박형식, 최민호, 도지한, 김태형 등과 약 5개월 동안 촬영하며 진한 우정을 쌓았다. 특히 박형식, 최민호, 도지한과는 1991년생 동갑내기로 친해지기 수월했다. 촬영 종료 후에도 여섯 배우들은 자주 만나 밥도 먹고, 술자리도 가진다고 했다.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윤성식 PD의 노력이 컸다.

"다들 친분이 없다보니 대본 리딩때는 정말 어색했어요. '화랑'이 화랑도로 뭉치며 그들의 우정을 그리는 드라마다보니, PD님이 친해지도록 많이 노력하셨죠. 워크숍을 가서 친해졌어요. 스태프들까지 둘러앉아서 대화 나누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죠. 서준이 형을 필두로, 막내 (김)태형이까지 하나로 뭉쳤어요. 서로 역할에 대해 조언도 아끼지 않고, 아이디어도 주고받고요. 모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조윤우는 '화랑'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2011년 데뷔해 올해로 6년 차가 된 배우다. 데뷔작인 tvN '꽃미남 라면가게'에서 순수했고 풋풋한 우현우 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연기의 기초가 없다보니 이후 작품에서는 고충이 따랐다. 현장에서 혼나기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물어보기도 했다. 조윤우는 잘 안 풀려 속상할 때는 울기도 하고, 같은 소속사 선배 배우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하면서 조금씩 배우로 성장해갔다.

"데뷔 자체가 저한테는 기적이에요. 지금 '화랑'의 태형이를 보면 데뷔때 생각이 나요. 태형이처럼, '꽃미남 라면가게' 당시에 제가 순수했기 때문에 출연이 가능했다고 봐요. 이후로는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현장에서 혼나기도 했어요. 그 덕분에 많이 배웠고 내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됐어요. 소속사 식구인 이광수, 유연석 등 형들도 '언젠가 네 역할이 반드시 온다'고 조언해주셨어요. (형들 모두) 다 잘해주시고, 옆에서 보면서 잘 배우고 있어요. 고마운 형들이죠."

▲ 조윤우는 자신만의 수식어를 가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조윤우에게 2016년은 '화랑'을 위한 한 해였다. 촬영 전부터 배우들이 다함께 승마, 액션 등을 배웠고 5개월 동안 촬영을 이어갔다. 이렇게 '화랑'만 보며 한 해를 보낸 조윤우는 2017년에는 다양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껏 해온 작품에서 줄곧 남자배우들과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올해에는 "여자 배우와 '케미'가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5년 웹드라마 '당신을 주문합니다'에서는 유노윤호 형을 따라다녔고, SBS 드라마 '퍽'에서는 이광수, 곽동연 등과 호흡했어요. 이번 '화랑'도 남자들끼리 뭉치고요. 이제 '브로맨스'는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아요(웃음). 장르는 다 상관없으니 여자 배우분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20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된다 하는데, 20대여서 가능한 역할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사전제작 시스템은 장점이 많기도 하지만, 시청자와 소통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조윤우 역시 "여러 면에서 좋긴 하지만 시청자들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 점 때문에 그는 다음 작품으로 사전제작 드라마보다는 반응을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노래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뮤지컬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조윤우하면 떠오를 수 있는, 나만의 수식어가 붙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중반부로 접어든 '화랑'은 본격적인 화랑도의 성장 이야기가 그려지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화랑'을 보거나 아직 보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해 남은 회차에 대한 짧은 스포일러를 부탁하자, 조윤우는 "'화랑'이란 이름으로 뭉칠 수 있는 여러 사건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화랑' 속 인물들이 여러 사건을 통해, 납득이 되는 과정으로 하나로 뭉치게 돼요. '화랑'을 보지 않으시는 분들도 예습하고, 캐릭터 파악만 한다면 충분히 따라오실 수 있습니다(웃음). 여울이가 아직 신비로운 면이 있는데, 절대 완벽한 캐릭터는 아니에요. 갈수록 사람 냄새나는 모습을 보일거고요. 앞으로 더 재밌어질 거예요. '화랑'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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