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취재 홍지수 기자, 영상 장아라 기자] '염갈량'이라는 칭호를 얻었던 염경엽 SK 와이번스 신임 단장에게 새 임무가 주어졌다. 현장을 이끄는 게 아니라 지원해야 한다.

SK는 17일 '민경삼 전 단장 후임으로 염경엽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을 선택했다'고 알렸다. KBO 리그에 '선수 출신 단장' 시대가 열렸다. 염 신임 단장을 비롯해 두산 김태룡 단장, LG 송구홍 단장(신임), 한화 박종훈 단장(신임), 넥센 고형욱 단장(신임)까지 프로 10개 팀 가운데 5개 팀 단장이 선수 출신이다.

선수 출신으로서 현장 경험을 두루 쌓은 염 단장을 최적의 인물로 봤다. 현장과 프런트 사이 가교 소임을 잘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염 단장은 "선수 출신 단장의 장점은 현장의 생각이나 움직임을 보고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원하는 점을 먼저 꺼내기 전에 프런트에서 미리 준비해 주고, 현장을 이해하며 원할한 소통을 이룰 수 있게 만드는 게 선수 출신 단장의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염 단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적지 않게 쌓은 경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염 단장은 "예전부터 단장에 대한 공부를 해 봤다. 4년간 감독을 경험하면서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현장에서 감독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을 빠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을 지내면서 느낀 점들, 감독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경험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부터 프로 무대에서 선수, 프런트, 코치, 감독으로서 경험을 쌓은 염 단장은 2017년 시즌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점은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하고, 의견이 일치해야 한다. 그러면 팀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염 단장의 말대로 현장과 프런트의 원활한 소통이 SK는 필요하다. 새 사령탑에 부임한 감독이 KBO 리그 경험이 없는 외국인 감독이기 때문이다. SK는 2017년 시즌부터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로 간다. 힐만 감독은 미국 야구나 일본 야구를 경험했고, 일본에서는 우승 경험도 있다. 섬세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SK 구단 역사에서 첫 외국인 감독이다. 현장과 프런트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수다. 

▲ SK는 17일 '염경엽 넥센 전 감독을 민경삼 전 단장의 후임으로 선임했다'고 알렸다. ⓒ 한희재 기자

염 단장은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했다. 1996년 현대 유니폼으로 바꿔 입고 2000년 시즌까지 뛰었고, 2001년 현역에서 물러났다. 선수 시절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염 단장은 은퇴 이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현대와 LG에서 코치(수비)는 물론 프런트(스카우트, 운영팀장)까지 역임했다. 2012년부터는 넥센 히어로즈에서 주루·작전 코치로 현장에 있었다. 이후 2013년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넥센 감독으로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12년 10월, 넥센의 제 3대 감독으로 부임한 염 단장은 감독 데뷔 시즌부터 팀을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에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하위권에 머물던 팀에 '가을 야구'를 선물하면서 '염갈량'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염 단장은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4년의 재임 기간에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등 간판 타자들을 메이저리그 무대로 보내면서도 넥센을 상위권에서 경쟁을 벌이는 팀으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까지는 진출했으나 플레이오프에는 오르지 못하자 자진 사퇴를 결정한 염 단장에게 SK가 발빠르게 움직여 단장직을 맡겼다. SK는 전임 민 단장처럼 야구에 대한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SK만의 육성 시스템을 완성해 현장에 적용, 실행할 수 있는 육성에 대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염 단장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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