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김연경(29)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의 올 시즌 행보는 불투명했다. 라이벌 팀인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가 세계적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할 때 페네르바체의 행보는 소극적이었다.

바키프방크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MVP 주팅(23, 중국)을 영입했다. 주팅이 합류한 바키프방크는 기존에 있던 로네크 슬뢰체스(26, 네덜란드) 멜리나 라시치(27, 세르비아) 고즈데 키르다르(32, 터키) 등 최강의 공격 라인을 완성했다. 미국 국가 대표 주 공격수인 킴벌리 힐(28)이 주팅과 교체로 출전할 정도의 선수층이다.

여자 배구 '지구방위대'로 불린 바키프방크는 2016~2017 시즌 터키 여자 프로 배구 리그 전반기에서 11연승 행진을 했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와 터키 컵 준결승까지 한번도 지지 않았다.

터키 컵 결승에 오른 바키프방크는 페네르바체와 비교해 전력이 한층 탄탄했다. 김연경이 "사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바키프방크는 우리 팀(페네르바체)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 에다 에르뎀(가운데)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전반기 페네르바체는 바키프방크에 0-3으로 완패했다. 당시 김연경은 복근 파열 부상으로 이 경기에 뛰지 못했다. 터키 컵 결승에서 버키프방크를 만난 김연경은 팀 최다인 15점을 올리며 페네르바체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페네르바체는 외국인 선수가 김연경을 포함해 4명이다. 터키 리그와 터키 컵은 규정상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3명만 출전할 수 있다. 선수층에서 바키프방크보다 열세에 있었던 페네르바체는 조직력으로 똘똘 뭉쳤다.

페네르바체의 주장인 에다 에르뎀(30, 터키)은 김연경과 6년 동안 한솥밥을 먹고 있다. 에다는 이번 터키 컵 MVP로 선정됐다. 그는 8강부터 결승까지 중요한 고비처에서 서브와 블로킹으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1세트 23-22로 앞선 상황에서 에다는 결정적인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또 날개 공격수들이 부진할 때 상대의 허를 찌르는 속공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에다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 "김연경과 6년 동안 함께했다. 그는 에너지를 갖고 있고 나는 김연경을 정말 좋아한다"며 "때로는 말이 매우 많을 때가 있지만 괜찮다"며 동료애를 자랑했다.

페네르바체를 정신적으로 이끄는 이는 에다와 김연경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페네르바체에 머물렀다. 매 시즌 페네르바체는 많은 선수들이 바뀐다. 새로운 선수들이 오면 에다와 김연경은 이들을 다독이며 조직력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김연경은 외국인 선수들과 자주 외식을 한다. 이들과 최대한 많은 교류를 하며 팀워크를 단단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 마렛 발켄스타인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시즌 도중 페네르바체의 유니폼을 입은 마렛 발켄스타인(28, 네덜란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페네르바체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수비와 리시브였다. 마렛이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는 김연경은 리시브를 도맡았다.

그러나 마렛이 들어오면서 김연경의 리시브 부담은 줄어들었다. 마렛은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마렛의 수비는 페네르바체의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페네르바체는 터키 컵에 출전한 팀 가운데 조직력이 가장 돋보였다. 이런 상승세가 꾸준하게 이어지면 정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가능하다.

김연경은 스포티비뉴스와 서면 인터뷰에 "이번 대회에서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터키 컵 우승이 앞으로 다가올 큰 경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상] 터키 컵 결승전 페네르바체 VS 바키프방크 에다 에르뎀 하이라이트 ⓒ 편집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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