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바다의 전설' 이민호-전지현 커플(위), '도깨비' 이동욱-유인나 커플. 사진|SBS, tvN 방송 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키스로 기억을 지우거나 혹은 떠올리게 하는 사람, 아니 인어와 저승사자가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과 ‘도깨비’ 이동욱이다. 두 존재는 사람의 기억을 지우거나 혹은 떠올리게 하는 수단으로 ‘키스’를 이용한다. 그저 달콤하거나 짜릿하지만은 않은, 특별한 키스다.

전지현은 SBS 수목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 제작 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인어 심청을 연기하고 있다. 심청은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람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능력은 첫 등장 때부터 드러났다.

심청은 허준재(이민호 분)와의 첫 만남에서 그를 살리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 심청은 이후 자신이 인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키스를 했고, 허준재의 기억을 지웠다. 물속으로 들어가면 인어 지느러미가 생긴다는 특수성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시 만난 허준재는 심청을 알지 못했다. 심청은 키스 외에도 다른 방법으로 사람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 사람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하는 것. 심청은 극 중반 자신의 지느러미를 본 조남두(이희준 분)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한 뒤 그의 기억을 지웠다.

전지현과 달리 tvN 금토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제작 화앤담픽쳐스, 이하 ‘도깨비’)에서 저승사자(이동욱 분)는 키스를 다른 방식으로 이용한다. 그와 키스를 한 상대는 전생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써니(유인나 분)는 저승사자와의 키스 이후 김선으로 살았던 자신의 전생을 떠올렸다. 낭만적인 키스였지만, 그 결과가 마냥 낭만적이거나 아름답지는 않았다.

저승사자가 기억을 지우는 방식은 ‘푸른 바다의 전설’과 비슷하다. 저승사자는 사람의 눈을 마주한 뒤 최면을 건다. 눈을 마주하면 기억을 지울 수 있다. 하지만 키스가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상반된다.

키스라는 매개체는 낭만적이면서도 잔혹하다. 지금까지의 키스는 사람에게 숨을 불어넣어 살리는 데 주로 사용됐다. 왕자님의 진한 키스로 잠든 공주가 살아난다는 동화가 드라마, 영화 등 곳곳에서 사용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과 ‘도깨비’는 이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 연인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기 위한 키스가, 기억을 지우거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데 사용되는 것은 지독히 낭만적이면서도 쓸쓸하고, 또 잔혹하다. 전지현, 이동욱의 특별한 키스는 과연, 어떤 엔딩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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