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공조'에서 특수 정예부대 출신 북한형사 림철령 역을 맡은 배우 현빈.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현빈(35)이 이토록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을까. 완벽한 핏을 자랑하는 슈트를 입고 이게 최선입니까를 외치던 현빈은 없다. 영화 공조속 현빈은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슈트와 슬픔이 느껴지는 무표정, 희미하게 보이는 작은 미소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에서 현빈은 특수 정예부대 출신 북한형사 림철령으로 등장한다. 조국의 명령과 자신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로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에 능하다.

이런 인물인 탓에 현빈은 준비할 부분이 많았다. 달콤하고 세련된 대사로 자신의 멋있음을 한껏 드러내는 로맨틱한 코미디와는 달랐고, 미세한 표정 변화로만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여기에 본격적인 액션까지 준비했다.

처음에는 남북 비공식 수사라는 소재에 끌렸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 후 자근차근 철령을 준비했다. 사소해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감정, 언제나 긴장을 해야 했던 액션까지 공조준비 과정과 그 안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현빈에게 들어봤다.

Q. 시나리오에 특별히 끌린 이유가 있나.

소재다. 남북 비공식 수사라는 점과 겉으로는 같은 임무를 부여 받은 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생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불협화음과 이어지는 동료애 등이 재미있게 풀어질 것 같았다. 또 지금까지 내가 했던 캐릭터와 다른 인물을 만드는 재미를 생각했다.

▲ 현빈은 '공조'에서 미세한 감정 표현에 신경을 쓰며 연기했다고 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Q. 대사보다는 몸으로 이야기를 한다. 감정 표현도 많지 않아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감정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진태(유해진)와 교류하고 의지하게 되고 동료애를 느끼면서 변화하는데 집중했다. 철령은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이 크지 않다. 관객들이 보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고, 중요하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모르고 지나가더라도 나는 표현을 해야 했다. 그 부분이 가장 어렵고 중요했다.

Q. 의외로 액션이 처음이다.

맞다. 액션을 처음으로 했다. 무엇보다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 총격 액션 등은 실제 총을 가지고 한 것도 있다. 총 앞에 튀는 불꽃이 진짜이기도 했다. 근접거리 사격도 있는데, 그런 것에서 오는 긴장이 있었다. 액션이 힘들다기 보다는 긴장이 힘들었던 것 같다.

Q. 준비를 상당히 오래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엔 서너 달 한 줄 알았다. 그런데 더 길었던 것 같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5개월 정도 준비를 했더라. 액션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준비할 부분이 많았다. 북한말부터 시작해 몸을 만들고, 액션을 준비했다. 다른 작품보다 준비 과정에 들어간 시간이 길었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했고, 현장에서 다양한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잘 표현 된 것 같아서 만족한다. 공을 들인 만큼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Q. 액션에 대한 쾌감을 느꼈나.

정말 재미 있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고 움직임에 대한 재미가 있더라. 액션을 할 때는 힘든데, 편집본을 보면 볼거리가 있으니까 내가 뭘 했구나라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런 것에서 오는 만족도 있다.

Q. 혹시 본인의 액션에 멋있다는 생각도 해 봤나.

아니다. 멋있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표정을 멋있게 하는 등의 멋짐을 만들 상황이 아니었다. 다만 움직이는 각에 대해서는 신경을 썼다. 오히려 주변에서 멋있다는 대사들을 한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대사들이 들리니 낯뜨겁더라. 하하. 다른 사람이 철령을 봤을 때 멋있었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의도가 반영된 것 같다.

Q. 철령은 어떤 인물이라 생각했나.

특수정예부대 출신이고 고난이도의 훈련을 받았다. 외적인 부분은 벗겨놓지 않은 상태에서도 저 사람이 단단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 갔다. 철령의 모든 과거를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진 않았다.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가지치기를 했다.

▲ 액션과 북한 사투리를 위해 5개월 넘게 작품을 준비한 배우 현빈. 사진|한희재 기자

Q. 유해진과 첫 연기인데, 호흡이 정말 중요한 작품이었다.

철령은 겉으로 표현은 안하지만, 많은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진태(유해진)와의 관계에서도 보인다. 후반부로 가면서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짧지만 그런 감정을 보여준다. 호흡이 좋아야 해서 따로 술을 마신적도 있다. 촬영 후 스태프와 함께 마신 후 유해진 선배님 집에서 둘이 더 마셨다.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촬영을 할 때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Q. ‘공조’를 소개한다면.

기존에 했던 작품에 비해 상업적인 코드가 많이 담겨 있다. 관객들이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와서 두 시간 동안 즐겁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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