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지현이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인어를 연기했다. 제공|SBS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은 ‘인어’라는 특별한 존재였지만 흔한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과 다를 바 없었다. 그가 20부작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은 인간계 적응기와 사랑을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뿐이다.

지난 25일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 제작 문화창고, 스튜디오드래곤)은 인어 심청(전지현 분)이 도시의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 분)를 만나 육지생활에 적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국내 드라마에서 제대로 다뤄진 적 없었던 ‘인어’라는 소재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극 중 인어는 특별한 일을 수행하지 못했다. 그저 허준재를 사랑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에게 부여된 이야기 또한 허준재를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능동적으로 심청을 사랑하고, 그를 지키기 위해 전생의 자신과 마주하고,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존재와 싸우는 허준재와는 상반됐다.

심청은 수동적이었다. 허준재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온 뒤로 그가 직접 나서서 한 것이라고는 인어의 눈물인 진주를 팔아 돈을 마련한 것, 허준재 대신 총에 맞은 것, 마대영(성동일 분)의 기억을 지운 것뿐이다. 이외에는 심장이 굳어 목숨을 잃기 전에 허준재의 사랑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기만 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적극적으로 취한 것도 아니었다. 

‘푸른 바다의 전설’ 극 초반부에는 심청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인간계에 적응하면서 보여줬던 톡톡 튀는 행동은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극 후반부로 흘러가면서 심청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허준재와 그를 죽이고자 하는 강서희(황신혜 분), 마대영, 허치현(이지훈 분)이 더 빛났다. 

인어의 비밀을 알리는 특수한 임무를 해낸 것도 주인공인 심청이 아니었다. 카메오였던 유정훈(조정석 분)을 통해 인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하면 심장이 굳는다는 비밀이 알려졌다. 심청은 이 또한 누군가가 말해줘서 알게 되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심청을 연기한 전지현은 예뻤다. 영생의 존재인 인어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미모를 지녔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미모는 인어와 잘 어울렸다. 심청의 톡톡 튀는 행동 또한 전지현이었기에 자연스러웠다. 다만 ‘인어’라는 특별한 존재를 활용하지 못한 캐릭터의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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